사교육업체 홈페이지에 EBS 펭수 등장, 왜?

교육언론창 윤근혁 2024. 3. 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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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교육 경감' 목적 EBS, 사교육업체와 제휴... "사교육 조장" 우려 목소리

[교육언론창 윤근혁]

 A 사교육업체 사이트.
ⓒ 교육언론창
범정부 차원의 '사교육 카르텔'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초·중학생 대상 유료 사교육(과외)업체인 A사 홈페이지에 국민 사랑을 받고 있는 마스코트 캐릭터인 'EBS 펭수'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교육 업체에 왜 펭수가? 알고 보니...

13일, A사 학습사이트 'EBS 특별판'에 들어가 보니 오른손을 들고 있는 펭수가 있었다. 

같은 화면 주변엔 "수능 EBS 시대, 중학생부터 준비해야. 수능 대비 3년으로는 부족해"라는 글귀와 함께 "A사 중등, 수능 대비 위해 업계 최초 EBS와 콜라보!"라고 적혀 있다.

A업체는 중학생의 경우 12개월 약정기준으로 월 15만2000원에서 16만4000원을 받는 유료 인터넷과외사이트다. 그런데 왜 공영방송인 EBS가 만든 펭수가 사교육업체 홈페이지에 등장한 걸까.

이 업체는 2020년께,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과거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을 맡았을 당시 협회에 거액 후원금을 내 유착 의혹을 빚은 곳이다.

한편, 지난 11일 공개된 감사원의 '사교육 카르텔'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영어 23번 지문이 일타강사 모의고사 문제집은 물론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들어가 EBS 관련자 등에 대한 수사가 의뢰된 상태다.

13일, 교육언론[창]이 EBS와 A사 등에 확인한 결과, 양사는 지난해 8월 제휴를 맺었다.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과목의 EBS 특화 교재 콘텐츠와 A사의 에듀테크를 결합해 차별화된 중등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하고 손 잡은 것이다.
 
 A 사교육업체 사이트.
ⓒ 교육언론창
이에 대해 A사는 "A사의 중등 EBS 특별관은 중등 스마트러닝 업계에서는 유일한 EBS 협력 콘텐츠"라면서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16일에 낸 보도자료에서 A사는 "EBS와 함께 내신 강화는 물론 고등까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당초 EBS는 '사교육 경감' 등의 목적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교과강의와 인터넷강의도 송출하는 공영방송인데, 이번에 사교육업체와 손을 잡은 것. A업체 또한 자사 사업 홍보를 위해 'EBS와 제휴'한 사실을 잇달아 광고하고 있다.

A사 사이트를 보면 EBS 특별관에서 강의 중인 강사 8명 가운데 5명이 현직 EBS 강사다. 1명은 EBS 전직 강사다. A사의 EBS 특별관 강의 교재는 한 권에 1만~1만9000원을 받는 EBS 제작 상품을 쓰고 있다. A사의 사교육이 번창할수록 EBS 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사교육걱정 "EBS가 사교육 학원?"... EBS "출판사업 일환일 뿐"
 
 A 사교육업체 사이트.
ⓒ 교육언론창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교육언론[창]에 "공영방송인 EBS 자체가 또 하나의 강력한 입시 대비 브랜드 파워를 가진 학원으로 인식되는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교육의 공공성 유지에 힘써야 할 공영방송이 특정 사교육 기업의 하위 서비스 제작에 활용되는 것은 해당 사교육업체에 공신력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설령 EBS가 해당사로부터 받는 금전적 리베이트가 없다 하더라도 사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기 어려운 사기업 특성상 EBS 제휴 자체가 공공성을 저해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EBS는 교육언론[창]에 "EBS는 출판사업을 하고 있으며 출판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교과서 대비용 문항들도 지자체·교육청 등과 이용 협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면서 "A사(제휴)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BS는 '제휴하면서 받기로 한 금전적 이익'에 대해 "계약 사안이라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 "현직 EBS 강사들의 A사 강의 참여는 강사와 배타적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어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BS는 학생들에게 경쟁력 있고 우수한 강의를 제공하고자 학교 선생님과 강사 모두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실력이 검증된 분을 선발해 (EBS를 통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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