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묻은 고양이 배회 중”… 日 ‘비상’

6가크롬 수조에 빠졌다가 달려가는 고양이의 모습. 아사히신문 보도 캡처

일본 후쿠시마에서 한 고양이가 1급 발암물질이 든 수조에 빠졌다가 나와 배회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틀째 고양이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시는 주민들에게 길고양이를 절대 만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12일 히로시마 TV 뉴스는 후쿠야마시에서 10일 유해물질인 6가크롬이 들어 있는 수조로 전락한 고양이의 행방이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후쿠야마시는 이른 아침부터 대수색을 시작했다. 고양이를 만지면 피부가 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 유해물질 수조는 노무라도금 후쿠야마 공장에 있었다. 지난 11일 공장에 출근한 한 직원은 수조 인근에 노란 발자국들을 발견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10일 밤 공장 밖으로 달려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6가크롬 수조 근처에서 발견된 고양이의 발자국. 스마트 플래시 보도 캡처

이 때문에 공장 측이 유해물질이 든 수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공장장은 일본 매체 스마트 플래시와의 인터뷰에서 “6가크롬 수조는 시트로 뚜껑을 덮고 있었다. 6가크롬은 50도 정도의 온도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몸을 녹이기 위해 시트 위에 올라탔을 수도 있다”며 “이런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대책을 잘 세워놓겠다”고 전했다.

6가크롬은 공업용 제품을 도금·가공할 때 사용된다. 액체 상태로 닿으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눈에 닿으면 실명될 위험이 있다. 호흡기의 점막에 심한 장애를 주기도 한다. 인체에 매우 유해하기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에선 아예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기도 하다.

시 측은 고양이가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래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시는 시내 초등학생들에게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도 만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고양이가 빨리 발견됐으면 좋겠다. 무섭다” “학교에서 ‘귀여운 고양이가 있어도 만지지 말라’고 들었다” “빈집이 많아서 고양이가 들어갈 수도 있을까봐 걱정된다” “길에서 고양이가 어슬렁거리는 게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고양이가 불쌍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상냥한 사람이 모르고 만져서 피해를 당할까봐 걱정된다”고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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