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잊혔던 1차 지명 신인의 'KKK' 부활 찬가 [IS 인터뷰]

윤승재 2024. 3. 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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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수원 SSG 랜더스전을 마치고 인터뷰 중인 KT 전용주. 수원=윤승재 기자


'KKK'

시범경기지만 삼진 3개로 1이닝을 막았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 KT 위즈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전용주는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h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 변화구가 춤을 췄다. 특히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세 번이나 이끌어냈다. 우타자를 상대로 한가운데, 몸쪽 낮은 볼, 몸쪽 높은 볼 슬라이더를 차례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비록 시범경기 1이닝뿐이었지만 이날 전용주의 호투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왼손 투수 기근에 시달린 KT로선 든든한 지원군이 한 명 생긴 셈이다. 

1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KT 투수 전용주가 8회 등판 역투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3.11.


지난해 KT는 좌완 기근에 골머리를 앓았다. 선발 웨스 벤자민을 제외하고 불펜에서는 필승조로 분류될 만한 좌완 투수가 없어 고민이 많았다. 결국 좌완 불펜 투수 없이 한국시리즈에 나선 KT는 좌타자가 즐비한 LG 트윈스를 상대로 1승 4패를 당하며 준우승했다. 이강철 감독은 시리즈 도중 "왼손 투수가 없다"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하지만 KT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과 2차 드래프트에서 왼손 투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당시 나도현 KT 단장은 "내부 좌완 투수들의 가능성이 더 좋다고 봤다. 기존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더 낫다는 감독님의 판단이 있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KT는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왼손 투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박세진과 전용주가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9년 1차 지명 선수인 전용주는 사실 입단 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9년 1군 4경기에 그쳤고, 지난해엔 15경기에 나와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5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잔부상이 많았다. 지난해엔 1군에서 잘 던지다가 팔꿈치 인대 파열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KT 제공


전용주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감독님이 '왼손 투수가 없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다. 그때 아파서 익산(KT 2군 경기장)에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웠다"라면서 "지난해 잘 풀리나 싶어서 좋았는데 또 아파서 많이 아쉬웠다. 한국시리즈는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꿈의 무대아닌가. 내가 부족해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라며 지난해를 돌아봤다. 

지난해 아쉬움이 크게 남아 있기에 전용주는 더 이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올 시즌 다시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그는 "팀에 왼손 투수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전용주는 "감독님께서 변화구 그립이나 투구 폼 등 매커니즘 면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시범경기에서 감독님, 코치님 피드백에 맞춰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조금 더 익숙해지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라며 웃었다. 고영표와 우규민부터 신인 원상현까지 자유롭게 질문하고 소통할 수 있는 팀 분위기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KT 제공
KT 제공


선배들의 조언 덕분에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그는 "내가 잘해서 기대에 부응하면 좋겠지만, 안 돼도 노력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공을 던지고 있다. 오늘 못해도 꼭 내일도 못한다는 건 없지 않나. 지나간 건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라며 달라진 자신을 소개했다. 

마음의 여유를 찾은 그는 이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아프지만 않으면 잘할 투수"라는 이강철 감독의 평가처럼, 이제껏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만 조심한다면 KT가 원하는 좌완 필승조에 올라설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안 아프고 야구할 수 있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을 던지겠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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