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수유 축제 가고 싶은데 교통 체증이 걱정된다면

김은진 2024. 3.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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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고속열차와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면 당일치기로도 충분

[김은진 기자]

▲ 구례 반곡마을 구례산수유축제가 9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8일 대음교에서 서시천을 바라보고 촬영하였다.
ⓒ 김은진
구례 산수유축제가 지난 9일부터 시작되었다. 장거리 운전과 교통체증이 걱정된다면 KTX 고속열차와 농어촌버스를 이용한 여행은 어떨까. 지난 8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전남 구례 산동면 반곡마을, 현천마을로 당일 여행을 다녀왔다.
 
오전 7시 27분, 광명역에서 전남 구례로 가는 KTX 기차를 탔다. '철커덩' 하고 겨울 문이 닫히자 기관사는 봄을 향해 속도를 높였다. 마음속 꽃도 만개할 거라는 기대와 설렘을 싣고.

좌석에 앉아 산수유 꽃말을 검색해 보았다. '영원한 사랑'이었다. 산수유나무는 주로 주변에서 한두 그루 심어진 것을 보게 된다. 매화꽃에 비해 꽃송이가 작고 꽃잎도 가는데 거창한 꽃말을 붙인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산수유마을에 직접 가보면 이유를 알 듯했다.

구례구역도착→구례공영버스터미널→산동마을도착
 
▲ 환호하듯 피어나는 산수유꽃 8일 방호정에서 바라본 산동마을
ⓒ 김은진
오전 9시 39분, 출발한 지 2시간 12분 만에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왜 구례역이 아니고 구례구역일까. 행정구역상 이곳은 순천에 속한다. 구례가 아니지만 구례의 입구라는 뜻에서 구례구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개화가 시작된 남쪽이라 많이 따뜻할 거라는 생각으로 얇은 옷을 입고 가면 안 된다. 기온은 위쪽 지방과 별로 차이가 없다. 이유를 구례 주민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공기가 맑고 오염이 되지 않아 열섬현상이 없기 때문인 듯하단다. 역전으로 나오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 1,000원버스 전면시행 포스터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 붙어있는 포스터로 구례, 하동, 남원 등지의 농어촌버스의 요금은 1,000원이며 현금과 카드 모두 사용 가능하다.
ⓒ 김은진
 
오전 9시 50분, 2-1번 버스가 도착했다. 2020년부터 구례, 하동, 남원 등지에서는 1,000원 버스가 시행 중이다. 카드와 현금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20분 정도 지나자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30분, 산동마을이라고 행선지가 표시된 7-7번 버스를 탔다. 섬진강을 지나 서시천변을 시원하게 달렸다. 하차한 정류장 이름이 '중동'이고 소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이다.

산동마을에서 점심→방호정→산수유사랑공원
 
▲ 방호정 1930년 지방 유지들이 일제강점기의 고통과 우울함을 시로 달래기 위해 세운 정자이다.
ⓒ 김은진
  
중동 정류장 인근과 지리산 온천 관광단지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많았다. 더덕과 산나물, 재첩과 토하 등 지리산 자락 아래 별미들을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방호정으로 향했다.  
방호정은 1930년 지방 유지들이 일제강점기의 고통과 우울함을 시로 달래기 위해 세운 정자이다. 빨간색 벽면과 햇살을 담고 있는 나무 마루, 파란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진 처마가 운치 있다. 정자 앞으로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진 산동마을의 풍경을 보며 옛 시인의 심정을 더듬어 보았다.
 
▲ 산수유사랑공원 산동면에 있는 산수유사랑공원에는 전망대와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 김은진
방호정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산수유사랑공원에는 산수유꽃 대형조형물과 전망대가 있고 다양한 포토존이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평촌마을과 반곡마을을 바라보니 화선지에 노란색 물감을 찍은 놓은 것 같은 그림 같은 모습이다. 지리산 자락의 황토가 뿌리와 가지를 거쳐 노란색 꽃으로 변한 듯하였다.  
산수유의 유래와 효능
    
공원 아래에 산수유문화관이 있어 산수유의 유래와 효능을 볼 수 있었다. 약 천년 전 중국 산동성에 사는 처녀가 구례 산동으로 시집을 오면서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산동면 계척마을에는 이때 들여와 심은 최초의 산수유나무로 추정되고 천년 수령의 산수유나무가 있다고 한다.
  
▲ 산수유막걸리 산수유문화관 아래에서 노부부가 산수유막걸리를 사서 방호정으로 향하고 있다.
ⓒ 김은진
 
산수유의 주요 효능은 눈에 좋고 정신이 산만하거나 피로와 무기력증에 좋다고 한다. 뼈를 튼튼히 하며 빈뇨와 야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양한 산수유 제품을 팔고 있었지만 제일 인기 제품은 산수유 막걸리였다.
반곡마을→현천마을
 
▲ 반곡마을 반곡마을앞 서시천은 거대한 바위 사이를 흘러 하천 안으로 들어가 앉아 쉴 수 있다.
ⓒ 김은진
산수유 공원에서 내려오니 반곡마을을 알려주는 현수막이 보였다. 표시된 방향으로 십여 분 걸어가니 산수유꽃이 만발한 반곡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하천 양쪽 옆으로 나무 데크가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할 수 있지만 물길 안으로 거대한 암반이 돌출되어 있어 대부분 이곳을 밟고 걸어 다녔다. 전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분들도 많았고 교복을 입고 추억 사진을 찍는 학생들의 풋풋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 반곡계곡에서 추억사진  산수유꽃이 만개하자 학생들이 추억사진을 남기고 있는 모습이 풋풋하다.
ⓒ 김은진
나도 바위 위에 앉아 경치를 감상했다. 흰 눈이 고였던 지리산 골짜기마다 주름이 펴지고 노란 나비가 산수유꽃 자락 물고 팔랑거린다. 어디로 흘러가도 다시 오겠다는 서시천의 약속에 봄 햇살이 분수처럼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이제 현천마을로 가볼 차례다. 대음교를 건너 대양 마을회관 쪽으로 향하는 길에 '원촌'이라는 버스정류장이 있다. 오후 2시 50분쯤 내려오는 구례공영터미널행 버스를 타고 여섯 정거장을 지나 산동농협 앞에 내렸다. 현천마을은 전인화가 출연했던 '자연스럽게'를 촬영하며 알려진 곳이다.
    
▲ 현천제 현천저수지는 규모가 작아서 천천히 돌아도 30분이면 다 돌아본다. 한 쌍의 연인이 산수유 꽃길을 따라 산책 중이다.
ⓒ 김은진
40분쯤 걸어가면 현천마을 입구에 도착하고 오른쪽으로 현천제가 보인다. 저수지 주변으로 산수유꽃이 둘러져 있는 작은 저수지였다. 한 바퀴 천천히 돌아도 30분이 안 걸렸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현천마을 견두산에서 마을까지 ‘검을 현(玄)’ 자 모양으로 냇가가 흘러들어 ‘내 천(川)’ 자를 함께 써 현천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8일 오후 4시경 촬영한 모습.
ⓒ 김은진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자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 마을을 두르고 있는 산은 견두산이다. 견두산에서 마을까지 '검을 현(玄)' 자 모양으로 냇가가 흘러들어 '내 천(川)' 자를 함께 써 현천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고즈넉한 마을이 한눈에 담겼다. 작은 지붕들 사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노란 구름 같은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 현천마을 돌담에는 산수유나무가 자란다. 산수유나무와 돌담이 엉켜있는 모습
ⓒ 김은진
 
내려오면서 마을의 안쪽을 더 둘러보았다. 곳곳에 산수유나무를 담장처럼 심어 놓았다. 나무 사이에 돌을 쌓아 연결하여 담장을 이루었다. 세월이 내려앉은 이끼 낀 돌담에 산수유꽃이 노란 등불처럼 켜져 있었다.
  
▲ 출차 전 앞 유리를 닦고 있는 버스 기사 오후 6시 10분,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구례구역을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였다.
ⓒ 김은진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오후 5시 25분, 다시 산동농협 옆에 있는 삼거리 식당 앞에서 7-1 버스를 타고 오후 6시 10분 구례공영터미널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오후 6시 42분에 KTX 상행열차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산수유꽃이 '영원한 사랑'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황토흙 같았다가 나비처럼 보이기도 하고 피어오르는 구름인 듯하다가 염원을 담은 노란 등불 같은 꽃이었다.

마치 '장자의 나비꿈'처럼 지리산 자락의 신비로움이 더해져서 다양한 모습으로 보였다. 이런 여러 가지 모습 때문에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은 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올봄, 4월 초까지 피어있는 구례산 수유꽃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편하게 구경하며 '영원한 사랑'이라는 아리송한 꽃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 ‘장자의 나비꿈’ 에 관한 이야기 어느 날 장자는 제자를 불러 말했다. “지난밤 꿈에 내가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버렸더니, 나는 나비가 아니고 내가 아닌가? 그래서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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