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히트는 단연코 세탁건조기…삼성, 가격·성능 앞세워 시장 선점

조인영 2024. 3. 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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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최대 열교환기, 新건조알고리즘 등 HW·SW 대대적 혁신
대용량 히트펌프 최적 설계, 1등급보다 40% 더 낮은 소비전력
7형 대화면 터치·빅스비로 간편 제어, 다재다능 AI 기능 구현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삼성전자

"3년 걸렸습니다. 모든 구조를 정말 여러 번 뒤집었습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개발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며 11일 이같이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소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지난달 말 출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자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나의 드럼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제품으로,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수고와 설치공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공간 편의만 높인 것이 아니다. 세탁용량 25kg, 건조용량 15kg으로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 때문에 대용량 세탁은 넉넉하게, 소량 세탁은 빠르게 진행 가능하다. 킹 사이즈 이불을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고,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3kg)은 99분만에 세탁하고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예전부터 이 제품에 대한 니즈는 있었다. 세탁과 건조 기능을 합친 일체형 제품이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건조가 잘 안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단독 건조기를 따라갈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우리 미션이었다"고 말했다.

기존 세탁·건조기의 단점으로 지적된 시간·에너지효율·건조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완전히 뒤집을 필요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 설치가 가능하며, 세탁이 끝나고 건조기로 옮기는 수고를 덜어주면서 동시에 에너지 절약을 구현할 수 있어야 했다.

무엇 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단독 건조기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런 기초 기술 구현에만 1년이 걸렸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실제 삼성은 15kg의 대용량 건조를 구현하기 위해 25kg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드럼을 적용하고,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이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건조 기술인 대용량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와 기존 히터를 같이 사용한다.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은 온도가 낮다고 판단하면 히터를 사용해 20~30%에 해당하는 성능 손실을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건조 중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특허 기반의 터브 일체형 유로 구조와 자체 건조 알고리즘을 개발해 뛰어난 건조 성능을 확보했다. 그는 "터브 자체 유로를 일체형으로 구성해 로스(손실)을 줄이는 특허 기술이 적용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인버터에 기반한 고효율 히트펌프와 히터와 히트펌프를 교차해 환경에 따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다 통합해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콤팩트한 크기이면서도 대용량 히트펌프를 구현, 단독 건조기와 동일 수준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구현시킨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6kg 빨래량을 기준으로 에너지 효율을 비교하면 25kg 세탁기(0.45KWh)+21kg 건조기(1.15KWh)로 총 1.60KWh의 에너지 사용이 발생한다. 신제품 역시 1.60KWh로 동일 성능을 구현한다.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이무형 부사장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대용량 히트펌프 적용에도 가격은 300만원 후반…시장 선점 나서나

단독 건조기 성능의 세탁·건조기 출시를 위해 3년을 공을 들였음에도 출고가는 399만9000원으로 책정, 가격 허들을 낮췄다. 사전 알림만 1만명이 신청했으며, 해당 신제품은 출시 사흘 만에 1000대, 약 2주 만에 누적 판매 3000대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LG전자의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가격이 690만원임을 감안하면 삼성 제품은 300만원 낮다. 물론 LG전자 제품은 초프리미엄 라인업이어서 가격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LG는 오는 4월 일반형 제품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출시해 일반형 세탁·건조기 전쟁에 참전한다.

삼성이 한 발 앞서 성능과 가격 이점을 어필하며 신제품 판매에 나서는 것은 올해 생활가전 사업에서 경쟁사 보다 우위를 갖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지난해 삼성 가전은 경쟁사의 TV·생활가전 합산 영업이익의 반토막 수준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 부사장은 "가격(399만9000원)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큰 가격 상승 없이 소비자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게 우리 미션이라고 생각해 적절한 선에서 책정했다고 본다"면서 "(프리미엄 등) 추가 라인업은 검토중"이라고 했다.

이같은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 시장 문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3월 미국 런칭에 이어 상반기까지 글로벌 전체 판매를 시작한다. 많이 팔고 싶다. 다만 초기 시장이고 신규 제품이다 보니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판매고를 기대했다. 지난해 드럼 세탁기 100만대, 건조기 83만대가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해볼만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건조기 보급률은 아직까지 30% 수준으로, 세탁기와 건조기 2개 장만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사장은 "아직 댁내 건조 기능을 갖고 있지 못한 70%는 새 시장(세탁·건조기)으로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 제품이 국내 보급률을 훨씬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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