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4호 해트트릭' 뮌헨 화력 대폭발...마인츠에 8-1 대승, 김민재는 18분 소화 [분데스 리뷰]

김환 기자 2024. 3. 1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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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화력이 폭발했다. 뮌헨이 시즌 4호 해트트릭을 달성한 해리 케인을 앞세워 마인츠를 상대로 8-1 대승을 거뒀다. 

마인츠 선발 명단에 포함된 이재성과 달리 벤치에서 시작한 김민재는 후반전 교체로 투입돼 18여분을 소화했다. 이재성이 후반 20분에 교체되어 나갔고 김민재가 후반 30분경 들어왔기 때문에 두 선수의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마인츠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에서 케인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8-1 대승을 거뒀다.

마인츠전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한 뮌헨은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뮌헨은 바이엘 레버쿠젠보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태로 승점 차를 7점으로 좁혔다. 더불어 라치오전에 이어 공식경기 2연승을 기록했다.

뮌헨은 최근 들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태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바이엘 레버쿠젠, 라치오, 보훔에 연달아 패배를 당해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RB 라이프치히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뮌헨은 프라이부르크와 비기기는 했으나 라치오전에서 3-0 대승을 거둬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확정과 함께 3경기 무패를 달성했다.

다만 뮌헨이 레버쿠젠과 함께 분데스리가 경쟁을 이어갈 생각을 하면 갈 길이 멀다. 현재 뮌헨은 레버쿠젠보다 승점 10점이 부족한 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 희망을 이어가려면 마인츠와의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했다.

매섭게 쫓아오는 슈투트가르트의 추격도 따돌려야 했다. 뮌헨은 승점 단 1점 차로 간신히 슈투트가르트보다 높은 순위를 유지 중이었다. 마인츠전에서 패배한다면 우승 경쟁은 물론 2위 수성도 힘들어질 수 있었다. 마인츠전은 여러모로 뮌헨에 중요한 경기였다.

마인츠도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심하게 흔들리던 마인츠는 1월 휴식기 전후로도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고,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매 시즌 중위권 자리는 지키던 마인츠는 이번 시즌 추락을 거듭한 끝에 강등 위기에 처해 있다.

마인츠는 이재성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재성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출전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마인츠에 헌신했다. 흔들리는 마인츠에서 몇 안 되는, 경기력이 준수한 선수인 이재성은 당장 직전 경기였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경기에서도 시즌 첫 번째 도움을 기록했었다. 이번 시즌 이재성의 기록은 2골 1도움.

국내 팬들도 기대하는 경기였다. 뮌헨의 김민재와 마인츠의 이재성이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만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두 선수의 이번 시즌 활약을 고려하면 팬들이 기대할 이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뮌헨이 지난 경기에 이어 김민재를 또다시 벤치에 앉혀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 뮌헨은 아서 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내보냈는데, 다이어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자 이번 경기에서도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를 선택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은 4-2-3-1 전형이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알폰소 데이비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에릭 다이어, 조슈아 키미히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트 라이머가 허리를 받쳤다.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2선에서 최전방의 해리 케인을 지원했다. 

마인츠의 보 헨릭센 감독도 총력전을 펼쳤다. 3-4-2-1 전형을 내세운 마인츠는 로벤 첸트너 골키퍼에게 골문을 맡겼다. 앙토니 카시, 조슈아 길라보기, 셉 판덴베르그가 수비를 책임졌다. 측면에는 필리프 음베네와 질반 비드머가 섰고, 중원은 나딤 아미리와 톰 크라우스가 맡았다. 요나탄 브루카르트가 공격을 이끌었고, 이재성과 브라얀 그루다가 브루카르트를 도왔다. 

경기 초반부터 이재성이 번뜩였다. 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재성이 반대편에서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동료를 향해 정교한 왼발 크로스를 보냈다. 하지만 뮌헨 수비가 침착하게 걷어내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어 뮌헨은 오른쪽의 사네를 중심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사네의 낮게 깔리는 크로스는 마인츠 수비에 막혀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코너킥에서 나온 데이비스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수비 맞고 나갔다. 두 번째 코너킥 상황에서는 뮌헨 선수가 넘어졌으나 주심은 페널티킥을 불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뮌헨은 오른쪽 측면 공격을 통해 마인츠의 왼쪽을 공략했다. 전반 8분 마인츠 문전에서 연이은 슈팅이 나왔으나 두 번의 슈팅 모두 막혔다. 마인츠는 뮌헨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집중한 뒤 빠른 역습을 노려야 했다.

세트피스도 마인츠에는 기회였다. 전반 11분 코너킥에서 기회를 노렸으나 무산됐다. 오히려 이는 뮌헨의 역습 기회로 이어졌다. 전반 12분 노이어가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연결했고, 뮐러가 반대편으로 뛰어 들어가던 무시알라를 향해 공을 보냈다. 무시알라는 공을 지켜낸 뒤 문전으로 쇄도하는 케인에게 공을 내줬다. 케인에게는 쉬운 마무리였다. 케인의 리그 28호골.

케인은 득점 직후 29호골까지 노렸다. 전반 13분 공을 뺏은 뮌헨이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고, 케인이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밸런스가 무너진 탓에 정확도가 부족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뮌헨의 왼쪽 풀백 데이비스와 마인츠의 오른쪽 윙백 비드머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알폰소가 비드머의 발에 얼굴을 차였다. 데이비스는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고,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켜 뮌헨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됐다.

결국 변수가 돼버렸다. 데이비스는 경기장 밖에서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으나 뮌헨 의료진은 결국 데이비스가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뮌헨은 전반 18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첫 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데이비스를 불러들이고 하파엘 게헤이루를 내보냈다.

하지만 뮌헨은 흔들리지 않았다. 뮌헨은 전반 20분 두 번째 골로 격차를 벌렸다. 좋은 위치에서 뮌헨의 프리킥이 선언됐는데, 마인츠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키미히가 빠르게 프리킥을 처리했다. 케인이 키미히가 보낸 공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에 맞았다. 흐른 공을 고레츠카가 재차 슈팅을 시도해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마인츠도 반격을 노렸으나 좀처럼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차이에서 뮌헨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뮌헨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마인츠 수비진을 쉽게 벗겨낸 반면 마인츠 공격진은 뮌헨 수비진을 앞에 두고 고전했다. 외려 마무리가 날카롭지 못한 공격은 뮌헨의 역습으로 이어지기 다반사였다.

이 과정에서 뮌헨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28분 역습 끝에 케인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는데, 이를 막으려던 판덴베르그가 몸을 던지는 과정에서 팔을 높게 들어 공이 팔에 맞았다는 판정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온 필드 리뷰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할 위기에 놓였던 마인츠는 한숨 돌렸다.

마인츠는 다시 한번 세트피스를 노렸다. 전반 30분 공을 지키던 크라우스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직접 슈팅으로 뮌헨 골문을 조준할 수 있는 위치와 거리였다. 

여기서 마인츠의 추격골이 터졌다. 전반 31분 그루다가 가볍게 밀어준 공을 아미리가 오른발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아미리의 발을 떠난 공은 뮌헨 골문 구석에 꽂혔다. 노이어가 다이빙 후 손을 뻗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추격의 불씨를 살린 마인츠가 동점골을 노리려던 찰나,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길라보기가 상대와 경합 이후 넘어지는 과정에서 동료의 무릎에 머리를 부딪혀 쓰러졌다. 길라보기는 잠시 기절한 듯했으나 다행히 이내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마인츠는 뇌진탕을 고려해 길라보기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에디밀손 페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인츠는 뮌헨과 대등한 경기를 치렀다. 역습의 마무리가 아쉬울 뿐이었다. 두 팀의 차이는 마무리에 있었다. 뮌헨은 슈팅으로 공격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팀이었지만, 마인츠는 그러지 못했다.

뮌헨의 공세에 힘들어하는 건 마인츠의 골키퍼 첸트너였다. 첸트너는 전반 44분 고레츠카의 얼리 크로스를 펀칭으로 쳐냈고, 이후 키미히의 크로스가 마인츠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향하는 걸 슈퍼세이브로 막았다. 

전반 추가시간은 7분이었다. 세 골이 나왔고, 길라보기의 부상 등을 고려한 추가시간이었다. 

마인츠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이재성이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걸 시작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그루다가 문전에서 왼발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그루다의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뮌헨도 전반전 막바지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프리킥 이후 헤더 경합을 펼친 끝에 뮐러가 헤더로 골문 구석을 겨냥했지만 마인츠 수비가 걷어냈다.

끝까지 두드리던 뮌헨이 결국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 한 골을 추가했다. 전반 추가시간 7분 고레츠카가 마인츠 수비를 넘기는 패스를 케인에게 보냈고, 마인츠 수비라인 사이로 침투한 케인은 감각적으로 공을 잡아놓은 뒤 슈팅을 시도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전반전은 뮌헨이 3-1로 리드한 채 끝났다.

후반전 초반 뮌헨이 더 달아났다. 후반 3분 케인과 게헤이루를 거쳐 무시알라에게 공이 향했고, 무시알라는 문전 공간으로 침투하는 뮐러에게 가볍게 내줬다. 뮐러는 이를 놓치지 않고 팀의 네 번째 골을 득점했다.

이미 경기는 세 골 차로 벌어졌지만, 마인츠는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마인츠는 라인을 올려 뮌헨에 맞섰다. 후반 9분 음베네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노렸으나 노이어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0분 그루다의 왼발 감아차기는 골문 구석을 살짝 벗어났다.

마인츠는 세 골 차로 벌어지자 더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 세밀한 전개로 기회를 만드는 대신 주저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13분 음베네의 중거리 슈팅과 후반 15분 페르난데스의 슈팅 모두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뮌헨은 수비만 하는 팀이 아니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한 골을 더 뽑아냈다. 후반 16분 오른쪽 측면에서 케인이 반대편을 향해 길게 뻗는 패스를 보냈고, 이를 무시알라가 잡은 뒤 침착한 슈팅으로 뮌헨의 다섯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확신한 투헬 감독은 사네와 뮐러를 그나브리와 텔로 교체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케인이 해트트릭 기회를 놓쳤다. 후반 19분 골문 앞에서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시즌 네 번째 해트트릭 달성에 실패했다. 마인츠는 후반 20분 이재성, 브루카르트를 루도비치 아요르케, 마르코 리처와 바꿨다. 

케인의 아쉬움은 그나브리가 풀었다. 후반 21분 고레츠카가 문전으로 공을 붙였고, 쇄도하던 그나브리가 발 뒤꿈치로 방향만 돌려놓는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케인이 기어코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다이어의 헤더를 골키퍼가 쳐낸 게 케인에게 향했고, 케인은 가볍게 머리만 갖다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케인의 시즌 네 번째 해트트릭이자 시즌 30호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심판진은 처음에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으나 이내 판정을 뒤집고 케인의 득점을 인정했다.

케인은 해트트릭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9분에도 한 차례 더 득점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이후 뮌헨은 다시 한번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한 교체를 했다. 후반 30분 다이어와 무시알라가 빠지고 김민재와 브리안 사라고사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뮌헨은 후반 31분 그루다와 크라우스를 빼고 안드레아스 한체 올센과 대니 다코스타를 넣었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3분이었다. 마인츠는 마지막까지 직선적인 공격으로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김민재의 차단에 막히며 공격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포기하지 않은 건 뮌헨도 마찬가지였다.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2분 고레츠카의 득점으로 8-1이라는 쉽게 보지 못할 스코어를 만들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는 뮌헨읜 8-1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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