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이 월급 올려줬나…의사 소득 8년 새 50% 올랐다
의사 직군 소득이 8년 새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변호사 등 법조 직군은 39%, 약사 직군은 28% 수준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데 대해 폐쇄적인 시장 구조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7일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인가용 마이크로데이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월 기준 의료·진료 전문가(의사 직군)의 최근 3개월 월평균 세전 소득은 908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기준(602만4600원)보다 50.8% 늘어난 수치다.
임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의료·진료 전문가는 병원 등에 소속돼 임금을 받는 봉직의(페이닥터)를 의미한다. 전체 대상자의 70%가 전문의로, 이들의 소득은 2023년 기준 1034만1200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일반의는 522만3300원, 치과의는 822만500원, 한의사는 637만3900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다른 전문 직군에 비해 상당히 높다. 변호사 등을 포함하는 법률 전문가(법조 직군)는 같은 기간 38.6% 늘었다. 2015년만 해도 법조 직군의 월평균 소득(640만6100원)은 의사 직군보다 높았지만, 2023년 기준(887만5700원)으론 뒤처지게 됐다. 회계사·세무사·노무사 등을 포함하는 인사·경영 전문가는 30.2%, 같은 보건의료 계열 전문직인 약사 직군은 28.3% 상승했다.
이외에 간호사(33.2%), 은행원 등 금융 사무 종사자(29.6%), 일반 기업체 사무직 등 경영 관련 사무원(25.7%), 학교 교사(14.3%), 국가공무원 등 행정 사무원(7.5%)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의 의사 소득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보건통계’에 따르면 한국 전문의 중 병·의원에 속해 월급을 받는 봉직의의 연간 임금소득은 2010년 13만6104달러(약 1억8000만원)에서 2020년 19만2749달러(약 2억5000만원)로 41.6% 증가했다. OECD 평균인 11만5818달러(약 1억5000만원)을 크게 상회한다. 같은 기간 국가별 순위도 5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다.
의사 직군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가 유독 빠른 데엔 제한된 시장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공시한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는 2008년 3887명에서 2024년 3045명으로 오히려 21.7% 감소한 반면, 약사 시험 합격자는 같은 기간 1359명에서 1879명으로 38.3% 늘었다. 간호사 시험 합격자는 1만1333명에서 2만3567명으로 108% 급증했다. 의대 정원 확대 자체가 제한되다 보니 시장 규모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 중앙일보
- '아내 집단성폭행' 남편에 위로금 건네며 사진 찍은 인도 경찰 | 중앙일보
- '봉준호 통역사'도 여기 다녔다…토종 그녀 원어민 만든 비밀 [hello! Parents] | 중앙일보
- 오른쪽 가슴 만지는 관광객에 줄리엣 청동상 '수난'…무슨 일 | 중앙일보
- 푸마 왜 떴는지 알아? 그들이 후원한 '16세 무명선수' 정체 | 중앙일보
- "김신영과 많은 대화"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이 밝힌 교체 이유 | 중앙일보
- 손흥민 "은퇴 전까진 결혼 안한다"…그가 꺼내든 아버지와 약속 | 중앙일보
- 출근 안하던 김범수 변했다…주7일 카카오 나오자 생긴 일 | 중앙일보
- [단독] '병력 절벽' 해군의 해법…병사 없는 '간부함' 띄웠다 | 중앙일보
- [단독]與 '험지' 호남에 전과 9범 공천…"줄줄이 비례만 몰렸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