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시금치값'...작황 부진에 과일에 이어 채소값도 치솟아

황희규 2024. 3. 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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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생산량 40%감소
사과 한 개 값이 5000원에 팔리는 등 과일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채소값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작황 부진 등이 원인이다. 전남 신안군의 겨울철 대표 농산물인 시금치(섬초)가 대표적이다.

신안 시금치 '섬초'가 지난해 9월 집중호우 여파로 작황이 부진하다. [사진 농민 김성수씨]

7일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4월까지 예정된 2023년산 섬초 출하계획량은 7100t으로 전년(1만 1829t)보다 40%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섬초 파종 시기인 지난해 9월 중순 신안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일부 씨앗이 발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안군에는 지난해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섬초 주산지인 비금면 220.5㎜, 도초면 158㎜ 등 평균 159.4㎜의 비가 내렸다. 이후에도 잦은 비와 높은 기온으로 섬초가 물러지고 녹는 현상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수확량이 감소했다. 특히 일찍 파종한 일부 저지대 농가에서는 수확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안 시금치 '섬초'가 지난해 9월 집중호우 등 여파로 작황이 부진하다.[사진 농민 김성수씨]

시금치 값은 40%상승
이런 데다 전국적인 작황 부진으로 시금치 판매 가격은 8㎏ 한 박스에 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만 1000원보다 39%가 오른 가격이다. 현재까지 신안 섬초의 누적출하액은 18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현재 누적출하량이 3593t으로 출하계획량의 51%에 머물러 있다"면서 "계획했던 출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농가 소득 편차도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금치는 주로 이른 봄에 먹는 채소다. 품종개량으로 9월에 파종해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수확하는 시금치가 섬초다. 1980년대 경북 포항에서 ‘포항초’를 시작으로 신안 섬초, 경남 남해의 남해초 등 지역 특성이나 이름을 따서 브랜드화했다.

신안군의 '섬초'는 비금도·도초도 등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브랜드이다. 바닷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땅바닥에 붙어 큰 냉이처럼 잎과 줄기를 널찍하게 바닥에 깔고 자란다. 잎이 두껍고 넓어 식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단맛이 진하고 향도 강해 소비자에게 인기다.

채소·과일 등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신안군의 섬초 재배면적은 1178㏊이다. 지역별로는 비금 607㏊, 도초 550㏊, 암태 9㏊, 하의 4㏊, 신의 3㏊, 안좌 2㏊, 장산 1.7㏊, 팔금 1.4㏊ 등이다.

과일에 이어 채소값도 치솟아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농산물 중에서 채소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년 단위로 생산하는 과일과 달리 채소는 생육 주기가 길지 않다”며 “파·토마토 등이 산지에서 날씨가 나빠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품목별로 살펴보면 파(50.1%)·토마토(56.3%) 물가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대파는 주요 산지인 신안 지역 등지에 겨울 폭설 등 영향으로 대파 수확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배추 물가도 21.0% 뛰었다. 시금치(33.9%) 가지(27.7%) 호박(21.9%) 등도 20% 이상 올랐고, 오이와 깻잎 가격은 각각 12.0%, 11.9% 상승했다.

신안=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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