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보다는 경험을…제로웨이스트 투어 [김대일의 ‘기후행동의 시대’⑦]

데스크 2024. 3. 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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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여행하는 중에도 실천할 수 있을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개인은 스스로가 보일 수 있는 기후행동의 영향을 좀 더 넓은 영역에서 실천하기 위해서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보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수요에 응하는 듯 제로웨이스트 투어 상품의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제주관광공사

국내에서는 제주에서 제로웨이스트 투어 상품을 기획한 사례가 있다. 제주관광공사에서는 플라스틱 없는 여행 인식 확산을 위해 ‘제로 플라스틱 원정대’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제주도민과 제주를 방문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두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쓰레기 없는 여행을 주로 한 제로웨이스트 프로그램, 해변 정화 활동과 환경 교육,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견학 등의 일정으로 구성된 비치클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각 프로그램은 여행 스타트업 ‘제주미니’와 사단법인 ‘세이브제주바다’가 함께 주관했다.

위 사례는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졌으나 실천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 혹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투어 상품과 캠페인이었다면, 개인이 스스로 여행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례 역시 있다.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은 셀프 비건 챌린지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음식을 다회용기 포장을 하는 ‘도전 브이로그’ 등 자신을 위한 각종 기후행동 콘텐츠 영상을 게시하는 채널인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각종 여행 브이로그가 필자가 주목하는 요소였다. ‘제로웨이스트 여행 짐 싸기’부터 시작하여 ‘플로빙’ ‘다회용기 식도락 투어’ ‘각종 해외의 제로웨이스트샵 리뷰’ 등 개인 여행 브이로그에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스토리들이 들어있다.

유튜브 ‘쓰레기왕국’ 채널 스크랩

신혜정 작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인 ‘이토록 우아한 제로 웨이스트 여행’(2023)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없이 보낸 긴 여정이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작가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반찬통과 수저, 물통 3개와 장바구니 3개 등을 짐으로 챙겨갔다. 이렇게 떠난 여정에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장과 매립지, 태국의 쓰레기 재활용장 등을 거치며 생에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봤고, 봉지나 쓰레기 등을 재활용하기 위해 다시 씻어 말려놓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은 현실에서는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는 순간순간이 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필자는 제로웨이스트 투어라는 같은 주제로 다른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위 사례들로 제로웨이스트 여행객이 얻고자 하는 투어 포인트는 공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일상에서 또는 여행에서 쉽게 제로웨이스트와 제로플라스틱을 경험하는 것으로 기후행동에 대한 폭넓은 인식 확산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투어를 통해서 제로웨이스트와 같은 기후행동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실천해 보며 다시 돌아갈 일상에서도 지속하여 실천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여행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제로웨이스트를 경험함으로써 또 다른 실천 방법을 도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는 지속가능한 제로웨이스트 투어의 가장 핵심 포인트는 ‘새로운 것을 구하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과 ‘기념보다는 경험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옷이나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한다면 익숙함 속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념품으로 여행을 추억하는 것보다 여행 당시의 사진과 영상이 더욱 여행의 순간을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 역시 이러한 포인트에서 시작된 기후행동 콘텐츠이기에 필자는 소개하며 그 의미를 짚어보고 싶었다. 또한 위 두 가지 포인트에 집중하여 여행을 기획한다면, 위에 말한 내용 외에도 제로웨이스트 및 친환경 여행을 추구하고 실천하기 위한 또 다른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김대일 오마이어스 대표xopowo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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