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할 땐 언제고 "투헬이 가장 사랑하는 김민재"…'충격 제외' 독일이 놀랐다

김현기 기자 2024. 3. 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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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키스에 엉덩이까지 두드리고 "가장 사랑하는 선수"라는 표현도 등장했지만 실전에선 냉정했다.

김민재에 대한 그의 소속팀 독일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 눈에 띈다.

투헬 감독이 화상통화 등을 통해 김민재를 설득했고 구단 역시 온갖 정성을 다하면서 그의 마음을 뮌헨으로 돌릴 수 있었다.

그런 김민재에게 투헬 감독은 팀의 시즌 운명을 쥔 순간 냉정한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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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볼 키스에 엉덩이까지 두드리고 "가장 사랑하는 선수"라는 표현도 등장했지만 실전에선 냉정했다.

김민재에 대한 그의 소속팀 독일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 눈에 띈다.

김민재는 지난 6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결장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준우승팀 라치오를 맞아 케인의 멀티골과 토마스 뮐러의 추가골 등을 묶어 3-0 쾌승을 거두고 1차전 0-1 패배의 굴레에서 벗어나 8강 티켓을 움켜쥐었지만 김민재 만큼은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이날 벤치를 지키다 결장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올시즌 뮌헨 소속으로 각종 대회 27경기를 뛰었고 그 중 25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뮌헨 선수들 중 출전 시간이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레온 고레츠카 같은 미드필더와 센터백 콤비를 맞출 때도 묵묵히 최후방 저지선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이가 바로 김민재였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이기지 못하면 탈락하는, 올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김민재를 투입하지 않았다. 김민재가 벤치로 내려가는 사이 다이어와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센터백 콤비를 이뤄 선발로 나섰다.

앞서 키커와 빌트 등 독일 유력 축구 매체들은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밀려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키커는 라치오전을 3일 정도 앞두고 뮌헨에 조언을 건넸다. 매체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레온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실점 당시 부진했던 건 토마스 투헬 감독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라치오전 선발 명단을 구성할 때 중요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안전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중앙 수비수 해결책은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되어야 한다"며 뮌헨이 더리흐트와 다이어로 선발 수비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키커'의 주장을 마냥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김민재는 뮌헨에 입단한 이후 줄곧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키커'를 비롯한 독일 매체들은 유독 김민재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다. 당장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한 개의 도움을 기록했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키커'는 지난달 VfL 보훔과의 경기에서 뮌헨이 패배하자 김민재를 혹평했다. 물론 일반적으로 수비수들이 대량 실점과 팀의 패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맞지만, 김민재는 뮌헨 수비진 중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최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 기준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89%, 긴 패스 성공 6회(7회 시도), 기회 창출 2회, 태클 성공 4회(100%), 차단 3회, 클리어링 1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5회, 지상 경합 성공 4회(6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5회(9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매체는 김민재에게 7.2점의 평점을 줬다.

하지만 '키커'는 당시 김민재에게 4.5점을 줬다. 함께 선발로 출전한 하파엘 게헤이루는 3.5점,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4점을 받았다. 매체는 무시알라를 제외하고 부진했던 공격진 다음으로 김민재를 낮게 평가했다.

빌트 자매지인 스포르트 빌트는 김민재의 벤치 대기를 확신했다. 매체는 "화요일 오후 9시(한국시간 6일 오전 5시)에 열리는 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앞두고 지난여름 새로 들어온 '괴물' 김민재가 벤치에 앉을 것이라는 증거가 놀랍게도 많다"며 "김민재는 이번 라치오전 대비 첫 훈련에서 이미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는 여전히 지금까지 가장 일관된 플레이를 펼치는 중앙 수비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다른 두 수비수에게 패했다고 표현했다. 매체는 "한국의 스타는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에서 두 경쟁자를 상대로 투헬 앞에서 패했다"며 "센터백으론 지난겨울 새로 온 에릭 다이어와 네덜란드 에이스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더치맨(더리흐트)은 옐로카드로 (분데스리가 경기에서)경고 누적 때문에 결장한 뒤 팀으로 복귀했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김민재를 위한 자리는 없다. 정말 중요한 경기가 시작될 때 거물 수비수는 벤치에서 힘들게 앉아 있어야 한다"며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는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이어진 레드카드를 받은 뒤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주일 전 라이프치히(2-1)와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앞두고 투헬은 그 경기 이전까지 절대적이었던 수비수(김민재)를 가리켜 '(선발 제외가)약간 과장된 것 같다. 그에겐 휴식이 필요할 뿐'이라고 했다"며 김민재의 라치오전 선발 제외가 이미 2경기 전에 열린 라이프치히전에서 조짐을 드러냈음을 알렸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쫓겨나다시피 뮌헨으로 온 반면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거머쥔 뒤 이적료 700억원 가량으로 온 터여서 두 매체의 주장과 예상을 믿기 어려웠지만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결단을 내려 김민재를 뺐다. 그리고 90분 내내 부르지 않았다.


올 시즌 앞두고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가 국가대표팀 차출이나 부상 외의 사유로 결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무난한 평점을 받으면서 뮌헨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드러나 김민재는 험난한 주전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각각 풋몹으로부터 7.2점과 8.1점,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7.1점과 7.7점을 받았다.

분데스리가에서 선두 레버쿠젠(승점 64)에 승점 10이나 뒤처진 2위에 머무르는 등 부진한 뮌헨(승점 54)은 1차전 원정 경기 패배를 뒤집으며 뒤집기로 8강행을 이루고 모처럼 웃었다.

뮌헨은 리그 우승 가능성이 매우 옅어진 가운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도 3부 리그의 자르브뤼켄에 충격패해 2라운드 조기 탈락한 터라 UCL에서도 삐끗하면 12년 만에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UEFA 대회 등 모든 대회 우승을 노리는 뮌헨에 올 시즌 현재 성적은 굴욕적이라 할 만하다. 뮌헨은 원래 계약이 내년 여름까지인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올여름까지만 지휘봉을 맡기기로 하고 새 사령탑을 찾아 나서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라치오에 밀려 UCL 8강 진출에 실패하면 시즌 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투헬 감독이 곧바로 경질될 거라는 전망마저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홈에서 라치오를 만난 뮌헨을 달랐다. '주포' 해리 케인이 멀티골을 폭발하며 뮌헨의 승리에 앞장섰다. 

뮌헨은 전반 38분 토마스 뮐러의 헤더 백패스를 라파엘 게헤이루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다는 것이 빗맞으며 케인에게 향하자 케인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 선제골을 넣어 승부의 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을 실천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더리흐트의 슈팅을 토마스 뮐러가 방향 바꾸는 헤더로 연결해 2-0으로 달아났다. 다이어는 상대의 수비 뒷공간 침투패스를 걷어내는 등 무리 없는 수비력을 선보였다.

원정팀 공세를 잘 지켜내던 뮌헨은 후반 21분 케인이 3-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리로이 자네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재차 슈팅해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득점을 6골로 늘린 케인은 같은 날 레알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멀티골을 넣은 킬리안 음바페와 득점 랭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라스무스 회이룬(5골)을 제쳤다.

김민재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흰색 구단 점퍼 차림으로 선수들과 승리 세리머니를 했다.

사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간절히 원해서 데려온 센터백이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팀을 33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 수비수로 뽑혔는데 당초 그의 새 행선지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혹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등이 거론됐다.

투헬 감독이 화상통화 등을 통해 김민재를 설득했고 구단 역시 온갖 정성을 다하면서 그의 마음을 뮌헨으로 돌릴 수 있었다.

그런 김민재에게 투헬 감독은 팀의 시즌 운명을 쥔 순간 냉정한 선택을 했다.

다만 김민재를 남겨두고 경기하는 투헬 감독도 안타까운 심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 김민재 선발 제외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김민재를 선발 라인업에서 뺀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2월24일)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좋은 활약을 펼쳤고 그래서 다시 이 조합을 골랐다"고 덧붙였다.

뮌헨은 올해 슈퍼컵과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 등에서 라이프치히에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선두 추격의 불씨를 계속 살릴 수 있는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김민재를 벤치로 보내고 다이어와 더 리흐트를 썼다가 후반 10분을 남겨놓고 김민재를 투입했다. 해당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투헬 감독 입장에서도 가장 최근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조합'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김민재에 시즌 내내 이상할 만큼 혹독한 평가를 내리던 독일 언론도 투헬 감독의 김민재 아끼는 마음 만큼은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빌트는 라치오전 직전 김민재 제외 결정 소식을 보고는 "투헬 감독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를 빼는 결정을 했다"고 표현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뮌헨에 입단하자 "키도 크고, 빠르기까지 하다"며 굉장히 반기고는 그에게 볼 뽀뽀까지 했다. 이번 라치오전을 앞두고도 김민재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라치오전 앞두고 냉정한 선택을 했지만 그래도 빌트의 표현에서 김민재의 반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셈이다.

◆김민재 2023/24 바이에른 뮌헨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2일 DFB슈퍼컵 뮌헨 0-3 라이프치히 : 후반 45분 출전

2023년 8월18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브레멘 : 선발 67분 출전

2023년 8월27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아우크스부르크 : 선발 80분 출전

2023년 9월2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묀헨글라트바흐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15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0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4-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3일 분데스리가 뮌헨 7-0 보훔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30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라이프치히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3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코펜하겐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8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1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마인츠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4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3-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8일 분데스리가 뮌헨 8-0 다름슈타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일 DFB포칼 뮌헨 1-2 자르브뤼켄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4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도르트문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8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2일 분데스리가 뮌헨 4-2 하이덴하임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5일 분데스리가 뮌헨 1-0 쾰른 : 90분 풀타임(15경기 연속 풀타임)

2023년 11월30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0-0 코펜하겐 : 결장(휴식 부여)


2023년 12월9일 분데스리가 뮌헨 1-5 프랑크푸르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2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7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 1골 1도움

2023년 12월20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볼프스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4년 1월12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호펜하임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1일 분데스리가 뮌헨 0-1 베르더 브레멘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4일 분데스리가 뮌헨 1-0 우니온 베를린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7일 분데스리가 뮌헨 3-2 아우크스부르크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2월3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2월10일 분데스리가 뮌헨 0-3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14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0-1 라치오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18일 분데스리가 뮌헨 2-3 보훔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24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라이프치히 : 후반 10분 출전

2024년 3월1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 1도움

2024년 3월5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3-0 라치오 : 결장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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