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와 마을 주민의 공존, 가능성을 찾아서

이경호 2024. 3. 6.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전주·청주 환경운동연합 연대활동 시작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대전·전주·청주 환경운동연합이 백로의 집단번식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맛대고 활동을 시작한다. 최근 백로의 집단번식지에서 집단적인 민원이 발생하면서 생물과 사람사이의 갈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갈등의 해결방법으로 대규모벌목이 제시된다. 하지만 공존이 아닌 백로를 쫒아내는 형태의 해결방법은 주민에게만 지지를 받는다. 쫒겨나는 백로는 결국 다른 지역에 또 다른 민원의 원인이 된다. 결국 폭탄을 돌리는 식이다.

근본적 해결책 위해 머리 맞댄 사람들

벌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런 백로 등의 집단번식지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집어보기 위해 백로 집단번식지 문제가 있었던 지역의 환경단체가 연대해 활동을 시작했다.

백로 집단번식지의 이미지가 변경왰다. 과거 학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고귀하고 정결한 새로 인식되었던 백로였다. 과거 마을 뒷산의 백로 서식처가 있으면, 이를 보호하려 주민들이 노력했다. 또 이를 주변에 알리며 마을 이미지를 개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반대다. 백로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인근에 민가가 있는 야산에 번식하는 형태를 띈다. 도식의 경우 형성된 인가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살기에 집단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민원의 주된 행태는 악취, 소음, 먼지 등이다.

본격적인 번식이 시작되는 4월~6월 가장 민원이 많다. 봄철 창문을 열고 생활하기에 소음과 악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백로서식처 주변에 살아가는 도시민들도 늘어나다보니 지자체에 항의하는 민원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벌목으로 귀결되는 갈등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전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공동으로 지역의 백로갈등 문제를 조사하고 모니터링하고 대안을 공동으로 모색한다. 전문적인 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결과를 공유하여 유형과 페턴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선진 사례를 찾아 갈 예정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와 사랑의열매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백로현장 답사에 본 것

그 첫 번째 활동으로 지난 5일 청주의 백로현장을 같이 찾아 답사하고 문제점을 논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주는 이미 청주남중학교에 집단번식지와 서원대학교 두 곳을 대규모 벌목으로 백로서식처를 훼손했다. 집단 민원의 결과로 숲을 파괴한 것이다. 두 백로 서식처가 사라지고 백로의 이동은 확인할 수 없다.

마지막 남은 청주에 백로 집단 서식지는 송절동에 위치해 있다. 송절동 백로서식지(이하 송절백로서식지)의 경우 약 15년 이상 백로가 번식했다. 청주남중학교와 서원중학교 벌목으로 송절백로서식지에 백로가 증가했다는 증언만 있을 뿐 정확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사가 진행중인 모습과 송절백로서식지
ⓒ 이경호
 
송절백로서식처도 현재는 벌목위기에 처했다.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가 들어오면서 주택가가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집단으로 백로민원이 발생했고, 일부간벌이 진행된 상태다. 더욱 문제는 단독주택단지 용지가 아직 공급되지 않았지만 조성중이라는 점이다. 조성이 완료되면 대규모 집단 민원이 발생 할 수 밖에 없다. 뻔히 집단 민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안 없이 사업을 강행하는 셈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왜가리가 번식을 시작했다. 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손질하고 있는 개체 뿐만 아니라 알을 품고 있는 개체도 보였다. 벌써 100여 쌍이 번식을 시작했다. 중대백로, 쇠백로, 중백로, 황로, 해오라기가 번식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결국 번식지와 공존을 위해서는 서식처와 주택가에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청주충북환경연합 이성우처장이 현장을 브리핑중인 모습
ⓒ 이경호
 
결국 일부 주택을 정리하고 서식지와 주택가의 적당한 거리확보가 필요하다. 도로와 공원조성의 위치 조정을 통해 백로서식처로 조정한다면 거리확보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거리 확보와 방음벽의 형태로 분리하는 조치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노력을 번식규모도 조정 할 수 있다. 주택단지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금 공존을 모색 할 수 있다.
 
 백로번식지 위성지도
ⓒ 카카오맵 캡쳐
 
실제로 공존사례가 된다면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생태산업단지의 이미지도 만들어 갈 수 있다. 실제 공존사례로 거듭난다면 백로학교 운영 등을 통해 생태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학습장으로 전국의 모범광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지금이 이를 결정할 수 있는 적당한 때로 보인다. 현장답사를 마치면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밟기로 약속했다.

대전, 전주, 청주 세 환경단체는 향후 전주와 대전의 현장도 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존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향후 선진사례인 북해도를 찾아간다. 일본 본토는 집단번식지문제 해결을 위해 사살을 택했다. 하지만 북해도는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면서, 농법을 바꾸기도하고, 적당한 공존을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 이런 사례를 배워 대전, 전주, 청주의 집단번식지문제 해결에 압장설 것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