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MVP도 예악했는데... 어차피 우승은 박지수?
[이준목 기자]
▲ 질문에 답하는 KB스타즈 박지수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KB스타즈 박지수가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WKBL) 포스트 시즌이 막을 올린다. 3월 9일부터 정규리그 1위 청주 KB스타즈 vs. 4위 부천 하나원큐, 2위 아산 우리은행과 3위 용인 삼성생명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시작으로, '봄의 여왕'을 결정할 마지막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지난 5일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2023~2024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봄농구에 출전하는 4개 구단의 사령탑과 주요 선수들이 모여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오를 전했다.
박지수 앞세운 KB, 플레이오프까지 석권할까
대부분의 팬들과 전문가들은, '국보센터' 박지수를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27승 3패, 승률 9할(.900), 단일리그 최초 홈경기 전승(15승) 등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한 KB가 플레이오프까지 무난히 석권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KB는 박지수가 공황장애와 손가락 부상 여파로 장기 결장했던 지난 시즌에는 5위에 머무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박지수 한 명이 건강하게 돌아오자마자 다시 압도적인 기세로 리그를 평정했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29경기에서 평균 20.3점 15.2리바운드 5.4어시스트 1.8블록슛을 기록하며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공헌도 부문에서 모두 전체 1위를 휩쓸었다. 사실상 개인 통산 4번째 정규리그 MVP를 이미 예악했다.
KB는 박지수가 입단한 이후로만 2번의 통합우승(2018-19, 2020-21)을 달성했고 이번 시즌 3번째를 노린다. 팀보다도 박지수 개인의 존재감이 더 거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강이슬(3점슛 부문 1위), 허예은(어시스트 2위) 염윤아, 김민정 등 박지수를 뒷받침하는 멤버들도 탄탄하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우승은 박지수(의 팀)'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우승 여부보다 전승 우승 달성 여부가 더 주목받을 정도다.
박지수는 '당연한 우승'을 예상하는 부담감에 대하여 "정규시즌 내내 집중 견제를 당해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하던 대로 묵묵히 제가 할 도리를 다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이에 맞서는 하나원큐는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기적'을 노린다. 하나원큐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올시즌 10승 20패를 기록하며 창단 첫 4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2012년 창단한 하나원큐는 그동안 지독하리만큼 봄농구와 인연이 없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2015-16시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하며 처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듯했으나, 당시 해외동포선수 자격으로 데뷔한 첼시 리의 국적 위조 서류조작 사기극이 탄로나며 PO 출전권 박탈을 비롯한 모든 시즌 기록이 삭제 당했다.
2019~2020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11승 16패)를 기록하던 중 중국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시즌이 조기종료되며 플레이오프도 무산됐다. 나머지 시즌에는 최하위만 5번, 5위를 4번이나 기록한 전형적인 약체팀이었다.
'언더독' 하나원큐의 다음 목표는 창단 포스트시즌 첫 승이다. 4강 플레이오프 상대인 KB에게는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6전 전패를 당했다. 객관적인 전력차를 감안할 때 하나원큐가 KB를 이길 확률을 희박한 게 사실이지만 쉽게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하나원큐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우먼인 신지현은 데뷔 11년 만의 첫 플레이오프 무대를 앞두고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KB를 잡을 비책은 있지만 비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생명, 또 한 번의 이변 만드나
WKBL 역대 최다우승팀 우리은행(23승 7패)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에 이어 2연패이자 통산 12회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리은행은 4강에서 만나는 3위 삼성생명에 정규리그 상대전적 5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1위 KB에는 상대전적 2승 4패로 열세지만 유일하게 두 번이나 승리했을만큼 그나마 박지수의 KB를 견제할 만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봄에 피는 벚꽃처럼 상큼한 농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베테랑 김단비는 "늘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고, 또 우승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이번에도 또 우리은행이 챔프전에 올라가 우승할 것"이라고 재치있게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생명(16승 14패)은 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당시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4위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삼성생명은 4강에서 바로 당시 1위였던 우리은행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박지수가 건재했던 2위 KB를 각각 격침시키며 드라마틱한 우승을 완성했다. 순위는 바뀌었지만 삼성생명이 또 한 번의 이변을 이뤄낸다면 3년 전과 동일한 4강-챔프전 대진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전력상 열세에도 은근한 자신감을 보이는 또다른 이유는, 4강 플레이오프 징크스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만 총 6차례 만나 11승 5패로 우위를 점했고 시리즈 전적도 5승 1패로 우위다. 챔프전에서 만났을 때는 우리은행에 4승 18패로 크게 밀리며 준우승만 5번이나 기록한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정규리그 시작 전 팀 콘셉트로 내세웠던 '배드 걸스(Bad Girls)'를 언급하여 "정규시즌에 못 다보여준 진정한 배드걸스를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우리은행을 겨냥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시즌 후반기 폭발적인 활약을 보이며 플레이오프의 변수로 등장한 키아나 스미스는 "팀 슬로건인 '블루밍 어게인'처럼 이번 봄에 다시 한 번 피어나는 농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KB와 하나원큐의 1차전은 9일 청주실내체육관,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1차전은 10일 아산이순신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시리즈의 승자는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초등학교 들쑤시고, 고등학교 난장판으로... "충격 소식"
- 또 '입틀막', 얼마나 감추고 싶은 게 많기에 이러나
- 선거보도 3건 중 1건 민주당 '공천 갈등 논란'
- 정부와 의사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의사파업의 진실
- '건생구팽'...김건희 특검법 끝나자 컷오프가 시작됐다
- '이토 히로부미는 인재', '4월 10일 도와달라'... 같은 행사에서 나온 이상한 발언
- '파우치'만큼 처참한 대통령의 노동인식
- 바이든-트럼프 '슈퍼 화요일' 경선 압승... '리턴매치' 확실
-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범죄, 이제부터 정부·기업 압박하겠다"
- 조국혁신당 인재 5~6호 영입 "보기드문 정책정당이라 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