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벚꽃엔딩'에 충격…올 봄꽃축제 과감하게 앞당긴다

최승표 2024. 3.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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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9~17일 산수유꽃축제를 여는 전남 구례 반곡마을. 샛노란 산수유꽃과 하얀 눈이 덮인 지리산 만복대 산등성이가 한눈에 담긴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은 2월 27일 촬영했다. 연합뉴스

봄을 맞을 때면 기후 위기를 실감한다. 해마다 봄꽃 개화 시기가 당겨지는가 하면 벚꽃과 진달래꽃이 동시에 피고, 서울과 경남 창원의 벚꽃이 동시에 피는 등 자연의 변화를 종잡기가 힘들다. 수상한 시절이지만 어김없이 봄은 왔다. 올봄 가볼 만한 꽃축제를 정리했다.

김주원 기자

제주도를 빼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화사한 봄 빛깔을 뽐내는 건 매화다. 남녘의 매실 농장을 환하게 밝히며 봄을 알린다. 전남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이 대표적이다. 60년 가까이 매실을 재배한 청매실농원이 있는 마을이다. 오는 8~17일 매화마을 일원에서 광양 매화축제를 연다. 지난해보다 이틀 빨라졌다. 올해 축제는 입장료 5000원을 받고 같은 액수의 지역상품권을 환급해준다. 광양시청에 따르면, 5일 현재 개화율은 60%다.

광양에서 지리산을 동쪽에 끼고 올라가면 구례군이 나온다. 샛노란 산수유꽃과 웅장한 지리산이 어우러진 풍광이 그림 같은 산동마을에서 9~17일 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역시 지난해보다 이틀 앞당겨졌다. 올해는 사전 신청자를 받아 ‘산수유 꽃담길’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2.5㎞를 다 걸으면 기념품도 준다.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오는 23일 개막한다. 지난해 여좌천에서 촬영한 사진. 연합뉴스


진해 군항제도 개최 시기를 앞당겼다. 애초 22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꽃샘추위 영향 때문인지 23일로 행사 개막을 하루 미뤘다. 그래도 역대 군항제 중 가장 빨리 시작한다. 매해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전국 최대 규모 벚꽃축제답게 가볼 곳도 많고 에어쇼, 군악 공연 등 볼거리도 다채롭다. 중원 로터리, 진해루, 경화역, 해군사관학교 등에 인파가 많이 몰린다. 주말에는 주요 벚꽃 명소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경주 벚꽃축제는 진해 군항제보다도 먼저 열릴 예정이다. 이달 22~24일 대릉원 돌담길을 중심으로 축제를 연다. 단 경주시는 기상 상황에 따라 축제 시기가 바뀔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은 정말 이상했다. 벚꽃이 예상 개화 시기보다 한참 일찍 피었다. 그 탓에 서울서 열리는 벚꽃축제 때는 앙상한 벚나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올해 서울의 주요 벚꽃 축제는 일정을 과감하게 일주일 앞당겼다. 매해 4월 첫째주에 개최했던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와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오는 27~31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100% 결정된 건 아니다. 역시 날씨가 변수다. 여의도 봄꽃축제를 주관하는 영등포문화재단 관계자는 “벚꽃 개화 예상 시기가 계속 달라지고 있다”며 “이번 주말이 지난 뒤 축제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은 섬마다 '색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도읍 선도는 수선화가 유명하다. 이달 22일부터 수선화축제를 연다. 사진 신안군

도열한 왕벚나무에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는 전남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3월 28~31일 왕인박사 유적지 일원에서 진행된다. 전남 신안은 이달 22일부터 4월 7일까지 선도에서 섬 수선화 축제를, 4월 5~14일 임자도에서 튤립축제를 개최한다. 수선화 축제 때 노란색 옷을 입고 가면 6000원인 입장료를 반값으로 할인해준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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