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인구 1000만 시대… 서해안 주꾸미 씨 마른다

신준섭 2024. 3. 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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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용 낚시가 어족자원 고갈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낚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업 조획량에 견줄 정도로 많은 양을 낚으면서다.

취미 생활 낚시가 생계를 위해 어업을 하는 이들과 비슷할 정도의 양을 잡아들인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남해 갈치와 동해 문어, 서해 주꾸미가 어업인과 낚시인 간 갈등이 큰 대표 어족자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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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갈치·동해안 문어도 남획
‘개인 취미’ 어민과 달리 제재 적어
2027년부터 금어기 등 규제도 없애
연근해 어족 자원 고갈 우려 목소리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는 낚시꾼의 모습. 출처=서울시 낚시협회


취미용 낚시가 어족자원 고갈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낚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어업 조획량에 견줄 정도로 많은 양을 낚으면서다. 대표적인 사례인 주꾸미의 경우 일반 낚시 어선에서 잡힌 양이 연근해 어업 조획량의 80% 수준까지 늘어났다. 개인 취미 영역인 낚시에 대해서도 일부 어종의 경우 어족 보호를 위한 적정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낚시어선 조획량 조사’ 결과 낚시로 잡힌 양은 연간 1만6221t으로 전체 연근해 어업 생산량(95만5955t)의 1.7% 수준이었다. 낮은 수치지만 어종별로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주꾸미는 지난해 낚시 어선 조획량이 1729t으로 연근해 어업 전체 생산량(2204t) 대비 78.4% 수준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취미 생활 낚시가 생계를 위해 어업을 하는 이들과 비슷할 정도의 양을 잡아들인 것이다.

주꾸미만큼은 아니지만 문어나 갈치의 낚시 양도 적지 않다. 문어의 경우 913t이 낚시 어선에서 잡혔다. 이는 연근해 어업 생산량(8283t)의 11.0% 수준이다. 갈치는 연근해 어업 생산량(6만959t)의 10.9% 수준인 6112t이 낚시를 통해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낚시 어선과 어업인들 간 갈등도 빈번히 발생한다. 취미용 낚시가 어족 자원을 바닥낸다는 인식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남해 갈치와 동해 문어, 서해 주꾸미가 어업인과 낚시인 간 갈등이 큰 대표 어족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TV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낚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낚시 취미·체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동안 줄었던 수요까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을 보인다. 해수부의 ‘2차 낚시진흥기본계획’에 따르면 2018년 기준 850만명으로 추정됐던 낚시 인구는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 700만명까지 줄었으나 올해 1012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취미 생활로 즐기는 낚시더라도 일정 수준의 어획량 제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취미 낚시에 대한 규제는 어종별 금어기 준수와 일정 크기 이하 치어 어획 금지 정도다. 반면 어업인에 대해서는 어획량과 기간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된다. 갈치의 경우 어업인은 연간 일정량만큼만 잡도록 하는 ‘총허용어획량(TAC)’이 적용된다. 지난해 7월부터 오는 6월까지 1년간 4만8296t을 넘는 양은 잡아들일 수 없다.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어업인 조업 활동과 함께 낚시 어선의 어획 활동에도 TAC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수부는 현재 갈치 등 15개 어종에만 적용 중인 TAC를 2027년까지 전 어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때 TAC가 규정하는 조업 방식에 낚시도 포함하자는 것이다. 낚시 어선 영업을 하는 이들 역시 정부가 과도한 어획을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낚시도 TAC를 적용하는 것이 맞는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낚시 어선이 TAC 물량을 배분받아 그만큼만 낚시꾼들이 어획하도록 하는 방향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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