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새로 온 사람에 ‘혹시 신천지?’ 묻는 교회, 괜찮을까?

손동준 2024. 3.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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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의 모략 포교가 생사람을 잡았습니다.

전 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나 신천지에 시달렸기에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는 한편 불쾌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효과가 없는 방법이라고 느꼈다. 세상이 교회에 기대하는 환대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뢰밭'은 신천지 내부에 모략 포교가 잘 안 되는 교회를 일컫는 은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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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당 입구에 붙여져 있는 신천지 출입 금지 안내 포스터. 국민일보DB


신천지의 모략 포교가 생사람을 잡았습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대외협력실장을 지낸 전신근 목사가 4일 자신의 SNS에 ‘슬픕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일요일인 3일, 아내와 함께 서울 중구의 한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신천지로 오해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교회에 처음 방문한 전 목사 부부는 예배 도중 교회 사역자로 보이는 이로부터 “처음 방문이라서 말씀드리는데 혹시 신천지 아니신가요”하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 목사는 “솔직히 너무 놀랐다”며 “예배 시간 중에,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사람에게 신천지가 아님을 증명하는 의심의 눈빛에 당황했다”고 당시 감정을 전했습니다.

전신근 목사가 4일 자신의 SNS에 신천지로 오해 받은 사연을 글로 올렸다. 전 목사 페이스북 캡쳐


전 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나 신천지에 시달렸기에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는 한편 불쾌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효과가 없는 방법이라고 느꼈다. 세상이 교회에 기대하는 환대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신천지 교인이 해당 질문을 들었어도 사실대로 말할 리 있겠냐는 게 전 목사의 이야기였습니다. 신천지에 대해 잘 아는 이들의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신천지 안드레아지파에서 활동하다 2020년 9월 탈퇴한 대학생 김진용(28)씨는 “신천지에는 모략교리라는 것이 있다”며 “포교를 위해서는 신천지 신도임을 속일 수도, 교주 이만희에 대한 비난도 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씨는 “다만 신천지 예배가 있는 수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신도들이 주로 검은색 하의에 하얀 상의를 착용한다”며 “정 의심이 된다면 이 점부터 확인한 뒤 물어보는 것도 늦지 않다”고 했습니다.

신천지 신도인지 식별하려는 노력보다 평상시에 신천지가 활동하기 어려운 교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이단 대응과 탈퇴자 회복을 돕는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거짓을 무기로 고도의 연기를 하는 사람을 단순한 질문으로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며 “잘못하면 생 사람을 잡을 수 있는 무례한 방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 대표는 “교회를 신천지의 ‘지뢰밭’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뢰밭’은 신천지 내부에 모략 포교가 잘 안 되는 교회를 일컫는 은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 대표는 “신천지 포교는 교회 밖 성경공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 교역자에게 알리도록, 사회에서 보이스피싱 예방하듯 교인들에게 광고만 꾸준히 해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이어졌습니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 소장은 “다른 이단과 다른 신천지의 특징은 신비주의적인 측면 없이 오직 성경공부를 강조한다는 점”이라며 “신천지 성경공부에 많은 영혼을 뺏겼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영적 갈급함을 채워줄 성경교육·교리교육에 부족했음을 돌아봐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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