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의 야구 본색] 아시아 야구 향한 MLB의 공격적인 투자

배중현 2024. 3. 5. 09: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는 일본 선수들. 게티이미지


지난해 3월 치러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아시아 야구에 대한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관심이 더욱 뜨겁다. 한일 야구를 대표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각각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510억원),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4342억원)라는 대형 계약으로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우석,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도 예상보다 큰 금액을 보장받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시아 야구를 향한 MLB 구단의 공격적인 투자는 선수 영입에 그치지 않는다. MLB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 새롭게 스카우트를 두거나 스카우트팀을 확대, 유망주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은 한국인 스카우트를 영입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한국인 스카우트를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스카우트를 확충하는 건 일본과 대만, 호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MLB 구단의 가장 큰 외국인 유망주 영입 젖줄은 중남미 아카데미다. 중남미 선수는 공식적으로 16세가 되고 나서 MLB 구단과 정식 계약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에이전트 등과 아카데미가 유착해 빠르면 12세, 적어도 14세 전후로 구두 계약을 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선수가 고교 3학년과 같은 기량을 발휘하는 셈. MLB 구단이 입도선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yonhap photo-303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시작한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다만 나이가 어린 만큼 리스크도 작지 않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MLB 구단 관계자는 "루키리그에서 75% 정도가 중남미 선수인데 싱글A로 가면 40~50%로 줄어든다. 더블A 이상 상위 리그에서 중남미 선수의 비중은 25% 이하로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뭘까. 투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구속, 타자는 멀리 치는 파워와 빠른 주력 등 타고난 신체 능력을 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투수는 구속 이외 주자를 견제하거나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수비 등도 몸에 익혀야 한다. 타자는 단순히 치고 달리고 받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야수와의 연계 플레이도 필요하다. 이런 걸 루키리그부터 배우지만 자기 것으로 만드는 중남미 유망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시아 선수는 다르다. 야구를 배울 때부터 여러 기본기를 몸에 익힌다. 18세 이전까지는 중남미 선수만큼 성장이 가파르지 않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성장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전적인 부분을 고려해도 아시아 선수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MLB 구단 관계자는 "14세 선수가 18세 같은 기량을 보여주니까 이 선수가 23세가 되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나 게릿 콜(뉴욕 양키스) 같은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300~500만 달러(40~67억원)를 쉽게 투자하는데 대부분 그렇게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MLB 구단이 아시아 야구에 스카우트를 확충하고 공을 들인다. 일찌감치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면 많은 이닝과 타석이 보장되는 KBO리그 선수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MLB에서 아시아 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빅리거는 전체 8%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야구 시장에 MLB의 중요한 선수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시작이 이정후와 고우석일지 모른다.
 
야구 칼럼니스트
정리=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