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에 버린 양심"…남이 내놓은 쓰레기 쏟아버린 종량제봉투 도둑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버렸는데 누군가 봉투를 뜯어 쓰레기를 쏟아버리고 자신의 쓰레기를 채워두었다는 사연이 인터넷에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자신이 버린 쓰레기 대신 다른 사람의 쓰레기가 들어가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기도 오산시에 나타난 신종거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오산시에 거주 중이라는 글쓴이 A씨는 "어제 50ℓ 규격의 종량제봉투를 집 앞 쓰레기 배출 장소에 내놓았는데, 오늘 보니 다른 물건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이게 뭔가 싶어 자세히 봤더니, 누군가가 쓰레기가 담긴 봉투를 뜯어 내가 버렸던 것을 주변에 무단투기한 뒤 그 자리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려두었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종량제봉투와 바닥에 흩어진 쓰레기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가 버린 쓰레기들은 주변에 흩어져있는데, 종량제 봉투에는 이불과 모자 등 본인이 버리지 않은 물건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했고, 오산시청에도 민원을 접수했다"며 "50ℓ 종량제봉투에 인생을 파냐"고 토로했다. 경기도 오산시의 일반용(분홍색) 50ℓ짜리 종량제봉투 가격은 1장당 1200원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설마 종량제 봉투 아까워서 저런 짓을 한 건가" "황당하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이제는 매직으로 크게 주소를 적어놓고 쓰레기를 버린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내놓은 종량제 봉투의 쓰레기를 쏟아버리고 자신의 쓰레기를 채워 넣는 사건은 이전에도 발생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주택가에서 종량제봉투를 열어 쓰레기를 쏟은 뒤 봉투만 들고 달아난 60대가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봉투는 인근 카페가 생활 쓰레기를 담아 내놓은 것으로, 카페 주인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했다는 누명을 쓰고 과태료를 처분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해 범인을 붙잡았다.

2020년 부산에서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내용물을 쏟아버리고 75ℓ 종량제봉투 두 장을 훔쳐 간 60대가 재판에 넘겨져 당시 봉툿값의 약 100배에 이르는 벌금 5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