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증거 잡듯 SNS 염탐" 불법체류 유학생 쫓는 대학판 D.P [K유학의 그늘③]

" 불법체류 상태여도 돈을 좀 벌게 되면 같이 한국으로 유학 온 친구에게 택배로 선물을 보내는 경우가 있어요. 택배 주소를 단서로 소재지를 좁혀 나가다 보면 잡는 경우가 많죠. "
사설탐정인 장재웅 웅장컨설팅 대표는 매년 대학으로부터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수십건 이상 받는다고 했다. 지난해 7월에도 서울의 한 대학으로부터 불법체류 유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4개월 간의 추적 끝에 광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발견했다. 친구와 대화에서 나온 작은 실마리를 놓치지 않고 탐문한 결과였다. 그는 “한국으로 유학을 온 불법체류 학생의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불법체류 학생의 소재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고 했다.
택배·SNS 위치 정보가 단서…“아르바이트 준다고 메시지 보내”
대학들이 불법체류 외국인 학생을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장 대표와 같은 사설탐정을 고용하는 곳도 많다. 그는 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불법체류 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는 항상 들어와 있다”며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의 의뢰도 꽤 있다”고 했다.
탈영병을 잡는 D.P.(Deserter Pursuit·군탈체포조)처럼 불법체류 유학생을 찾기 위해선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다. 택배나 SNS에 남긴 위치 정보를 단서로 활용하거나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장 대표는 “어린 친구들은 SNS를 통해 자랑하려고 음식 사진 등을 올리는데, 위치 정보를 켜 둔 상태도 있다”며 “SNS 메시지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준다고 접촉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했다.
“외도 증거 수집하는 배우자 심정” 불법체류 유학생 쫓는 이유

대학들이 이렇게 불법체류 유학생을 쫓는 이유는 불법체류 학생 수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기 때문이다. 학위과정을 기준으로 불법체류 학생 비율이 8~10%를 넘으면 ‘비자발급 제한 대학’ 명단에 오른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유학생을 통해 재정을 충당하는 대학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비자발급 제한 대학에 지정됐던 대학일수록 불법체류 유학생에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전북의 한 사립대는 외국 학생 게시판에 불법체류 학생 회생 프로그램을 안내하며 “경찰 및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OO동, XX동에 수시로 단속을 나간다고 했으며 많은 수의 불법체류 학생이 현재 어디에 거주하는지 파악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불안에 떨지 말고 빠른 연락을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불법체류 유학생도 조직화…더 숨을수록 안전도 우려”

불법체류 학생이 늘어나는 만큼, 탐문도 어려워지고 있다. 불법체류 학생들 사이에도 ‘노하우’가 쌓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먼저 숨어본 선배들이 방법을 잘 알려준 데다가, 지역·나라별로 중간관리자가 생겨서 그 친구들이 자기 새끼들을 보호해주고 안 들키게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이 꼭꼭 숨으려면 더 음지로 가야 할 테니 안전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내 대학과 유학생의 현실을 반영한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연·이가람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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