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로스쿨 15년만에 '여초'…신입생, 여자가 더 많다

양수민 2024. 3.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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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올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입생 선발 결과 여성 합격자가 남성 합격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합격자가 남성보다 많은 건 2009년 서울대 로스쿨 개원 이래 처음이다.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첫 성비 역전…여성 77명 > 남성 75명


서울대가 최근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선발 결과 여성 합격자는 77명(50.7%), 남성은 75명(49.3%)이다. 남성이 86명(57.0%), 여성이 65명(43.0%)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남성은 7.7%포인트 줄었고, 여성은 그만큼 늘었다.

서울대 로스쿨 개원 이래 남성 합격자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전까지 남녀 신입생이 동수(77명)였던 2013년에 여성 신입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올해 신입생을 포함한 서울대 로스쿨 1~3학년 재학생의 전체 성비는 남성이 53.7%(247명), 여성이 46.3%(213명)로 여전히 남성이 많다.

김영옥 기자


전국 25개교 로스쿨 합격자로 넓혀보면, 지난해 여성 합격 비율(52.5%)이 처음으로 남성을 넘어서며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로스쿨 평균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09학년도 39.6%, 2010학년도 44.7%, 2014학년도 43.7%, 2019학년도 44.4%로 2010년 이후 40%대를 유지해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성 합격자가 많지 않았던 사법시험 때와는 달리 요새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 시험을 쳐봐도 여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 중 하나가 전문직 라벨을 획득하는 것인데, 남녀 구분 없이 뛰어드는 것”이라고 했다.


스카이 출신 90%‧25세 이하 60%…35세 이상 0명


김영옥 기자
한편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대변되는 학벌주의와 어린 학생이 위주인 합격자 선발 경향은 이번에도 공고했다. 올해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 152명의 출신 대학을 따져보면, 자교인 서울대 출신(65.8%‧100명)이 압도적이고 그 뒤로 연세대(20명), 고려대(18명)을 기록해 SKY대 출신이 전체의 90.8%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고려·연세대 로스쿨 합격자 86.7% 가량이 SKY대 출신이었다.

입학 연령으로 따져보면 대학을 갓 졸업한 25세 이하가 전체 합격자의 60.5%(92명)를 기록했고, 31세 이하는 전체의 97.4%(148명)였다. 35세 이상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김경진 기자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로스쿨 제도 초창기부터 관찰한 결과, 대학을 갓 졸업한 현역들의 합격률이 높다. 특히 SKY대 로스쿨은 35세 이상 만학도가 전무하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취업률을 높이는 데 어린 학생이 유리하다고 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사회 경험과 경력을 가진 법조인을 배출하자는 로스쿨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희 교수는 “여성 신입생이 늘어나면서 남성 중심 법해석을 탈피하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학업 중단이 없는 어린, 명문대 학생들만 로스쿨에 입학하는 게 현실”이라며 “야간이나 방통대 로스쿨 도입도 선거 공약으로 나왔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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