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무거운 소재라도 재밌으면 성공… 흥행 공식 바뀌나

임세정 2024. 3. 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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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가 적수 없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적인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오컬트 장르인 데다, 전통적인 대목인 명절이나 휴가철도 아닌 비수기에 번진 돌풍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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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10일 만에 500만 돌파
배우 호연 등 긍정적 평가
‘듄: 파트2’ 외에 경쟁작 없어
영화 ‘파묘’는 펜데믹 이후 달라진 영화 흥행 공식을 보여준다. 대중성이 떨어지는 오컬트 장르, 비수기로 꼽히는 설연휴 이후여도 잘만든 영화라고 입소문을 타면 관객이 몰려든다는 걸 증명했다.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가 적수 없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적인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오컬트 장르인 데다, 전통적인 대목인 명절이나 휴가철도 아닌 비수기에 번진 돌풍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극장의 침체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기존의 박스오피스 흥행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1절 연휴인 지난 2일까지 ‘파묘’는 누적 관객 수 538만여명을 기록했다. 개봉 열흘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 흥행작인 ‘서울의 봄’보다 4일 빠른 속도다. 개봉일인 지난달 22일 33만명이 본 영화는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연휴 기간 매일 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하게 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험한 일’을 담은 ‘파묘’는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를 만든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오컬트물은 영적인 현상을 소재로 다루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경우가 많아 대중적으로 흥행하기엔 장르 자체가 가진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영화 시장이 침체하기 전이었음에도 누적 관객 수를 따져보면 ‘검은 사제들’은 544만명, ‘사바하’는 239만명에 그쳤다.

팬데믹이 불러온 콘텐츠 소비 성향 변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활성화, 극장 티켓값 인상 등으로 ‘극장용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의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오랫동안 공식처럼 여겨져 온 영화의 흥행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을 ‘파묘’나 ‘서울의 봄’이 증명하고 있다. ‘서울의 봄’은 영화계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았던 추석 연휴와 연말 사이인 11월에 개봉한 데다, 흥행 코드와는 거리가 먼 근현대사를 그린 역사물이었음에도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파묘’도 설 성수기 이후를 개봉시기로 선택했지만, 관객들은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 다양한 세대의 ‘믿고 보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전 연령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것도 ‘파묘’의 흥행 성적에 주효했다. 주연 배우들은 MZ세대와 중장년층, 부모 세대의 눈길을 모두 사로잡은 연기력으로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했다. 기존 무속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힙’한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의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영화에 숨겨진 항일 코드는 3·1절에 때맞춰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상덕, 영근, 화림, 봉길 등 주인공들의 이름은 모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에 나오는 차량 번호 ‘0301’, ‘1945’, ‘0815’는 3·1절,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해, 광복절을 가리킨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대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산줄기 곳곳에 쇠말뚝을 꽂아뒀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오컬트물을 표방했지만 오락성이 강한 작품이고, 풍수지리라는 전통 문화적 요소를 대중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게 풀어냈다. 공포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면서 장르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게 만든 것도 ‘파묘’의 미덕”이라며 “‘듄: 파트2’ 이외에 큰 경쟁작이 없다는 시기적인 이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재밌게 잘 만든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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