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내일 개막...성장·개혁·생산력·민생·개방 '5대 키워드'

신경진 2024. 3.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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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베이징 도심 창안대가에 설치된 기층 조직 차오양군중 초소에 붉은 유니폼을 입은 인원이 행인들을 감시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양회(兩會)'로 불리는 14기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2차회의와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회의가 각각 4일과 5일 개막한다. 3일 오후 3시(현지시간) 류제이(劉結一)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양회가 오는 11일까지 8일 회기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5년 만에 대표단·취재진의 격리 없이 진행되는 올해 양회에선 중국 지도부는 5%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제시하며 '성장을 통한 안정' 기조를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사 “올 성장률 5%보다 낮지 않을 것”


오는 5일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취임 후 첫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시정 방침을 밝힑 예정이다. 앞서 2일 관영매체 신화사는 올 양회의 5대 관전 포인트를 보도하면서 중국 당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전년 대비 5% 내외로 잡을 것임을 시사했다.

신화사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은 성장 지표를 합리적인 구간에서 각 연도의 상황에 맞추도록 설정했다”며 “얼마 전 지방 양회를 볼 때 올해 경제 성장 예상 목표는 5%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31개 지방의 성장 목표를 가중 평균하면 5.4%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월 올해 중국 성장률을 지난해 실적인 5.2%를 밑도는 4.6%로 예상했다.

해당 보도에서 신화사는 경제 발전에 이어 중점 분야 개혁, 새로운 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 민생 보장,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올 양회의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매체는 경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추세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유효 수요의 부족, 일부 업종의 생산 과잉, 사회적 기대의 약화 등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장 해법으로 내수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국유 기업과 금융 시스템의 개혁을 강조했다. 이들은 양회의 핵심 토론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새로운 품질 생산력’도 주요 키워드로 논의될 전망이다. 저우원(周文) 푸단(復旦)대 마르크스주의학원 교수는 “신품질생산력이 일단 형성되면 경제의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에 동력과 버팀목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 보장도 강조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 21.3%로 피크를 찍으며 최대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올 양회에서는 대학 졸업생, 농민공 등의 취업 안정책과 양질의 교육, 의료 보장, 65세 정년 연장도 논의될 전망이다.

2일 양회 미디어 센터가 설치된 메이디야(梅地亞) 호텔 2층의 장관 기자회견장. 코로나 이전 정도로 취재진 좌석이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신경진 기자

전기차, 가전제품 지원 정책 봇물


양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는 연일 내수 진작 정책을 발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신에너지 차를 위한 충전 설비를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시 주석은 “충전 인프라 설비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신에너지 차량의 신속한 발전을 지원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리창 총리는 1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소집해 내수 진작책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규모 장비 교체와 중고 소비재를 새 상품으로 교체할 때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심의 통과시켰다. 리 총리는 “교통 운수 설비, 노후 농업기계, 교육과 의료 설비 등을 교체하고,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소비제품의 이구환신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규모 있는 교체 효과를 끌어내라”고 강조했다.

2일 베이징 젠궈호텔에서 올해 중국 양회 외신 취재진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육교마다 군복차림 민병 경비


양회를 앞두고 개최지인 베이징의 경비가 부쩍 강화됐다. 2일 양회 취재를 신청한 외신·홍콩·대만 기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와 취재증 발부가 시작됐다. 천안문을 가로지르는 창안대로 등 베이징 도심에는 육교마다 카키색 군복 차림에 중국 민병 표식을 어깨에 붙인 채 경비를 시작했다. 지난 2022년 10월 쓰퉁차오(四通橋) 플래카드 1인 시위 후 생긴 현상이다. 주요 거리에는 100여 m마다 ‘차오양군중(朝陽群眾)’ 등 행인 감시를 위한 파라솔이 설치됐다.

2일 기자가 방문한 양회 미디어 센터(메이디야 호텔)은 입장 시 소지품 검사가 강화되는 등 예년보다 한층 삼엄한 분위기였다. 2층에 마련된 장관 기자회견장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 취재진 좌석이 부쩍 늘어났다. 2020년 이후 사라졌던 전인대·정협 대표에 대한 개별 인터뷰 신청 시스템도 가동됐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전엔 시행했던 지방 대표단의 공개회의는 예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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