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현장은 이랬다

최호림 2024. 3. 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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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4, VIP 보다 참가 기업 배려했다면 어땠을까

[최호림 기자]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MWC) 2024'가 폐막했다. 2019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 사물인터넷 기반 제조업 스타트업의 대표로서 이번 전시회에 큰 기대를 품었다. 지난 8년간 사업을 이어오면서 7년 차부터 직면하게 된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MWC 현장 로고
ⓒ 최호림
MWC는 CES,IFC와 함께 세계 3대 전시회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보니 참가 조건이 까다로웠다. 그런 이유로 이 전시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국 공모전에 입상해야 했다. 사실 전시회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준비 시간도 짧았지만 참가를 하고 싶은 멸망 하나로 어렵게 어렵게 허들을 넘고 넘어 MWC 한국관에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것일까. 과거 2019년 경 참가했던 해외 전시회들은 외국인에게 한국관이 상당히 인기 있었다.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부스로 단연 손꼽혔다. 하지만 이번 MWC 전시회를 참가해보니 과거 한국 기술을 사랑했던 중국인들은 이제 한국이 아닌 자국으로 그 관심을 돌리고 있는 듯 보였다.

VIP 보다 챙기면 좋았을 것들
 
 한국관 소개책자
ⓒ 최호림
 
사실 전시회를 준비하며 내가 속한 한국관이 전시홀 첫번째 입구 자리에 유동이 많은 곳에 부스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관객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전시회를 마무리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초기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는 그저 관객들이 지나는 통로였고 목적지가 아니었다.

또한 2019년이나 지금이나 해외 전시회에 정부인사들이 방문하면 전시장 관리자들은 기업을 챙기지 못하고 VIP라 불리는 이들을 따라 다니며 챙겨야했다. 막상 바이어가 와서 구매의향서를 하나 쓰려 해도 도와줄 여력이 없어 보였다.

중국기업들은 관람객을 끌만한 이벤트를 준비해서 사람들을 모았다. 심지어 커다란 팬더 인형을 닷트판을 돌려 명중 시키면 선물로 주기도했다. 물론 우리도 KOREA 로고가 있는 에코백을 나누어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성수기 5일 숙박 비용, 이 조차 빈방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 최호림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입장에서 인원 2명이 극성수기에 스페인 바로셀로나라로 해외 출장이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를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쩔수 없이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MWC 전시회도 마찬가지였다. 전시회 참가를 결정하고나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체류를 위해 우리가 예약할 수 있었던 숙소는 한국의 일반 모텔보다 못한 수준임에도 1박 36유로 정도의 가격이었다.

한 달 전부터 알아봤지만 묵을수 있는 숙박처는 도미토리 형식이 아니면 고가의 호텔이 전부였다. 이 조차도 구하기가 녹록치 않았다. 거기다 조식을 포함하면 40유로가 넘었다.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린 외국인이라 현지 거주에 따른 도시 이용료도 추가 되었다. 숙박 금액문제로 고민하다 한 여행사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숙소 구하기 힘드시죠? 저희가 전시회장 바로 앞에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희소식이 아닐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다. 1박에 270만원 정도입니다. 우리는 전화를 끊고 바로 1박에 45만원 정도하는 숙소를 5일 간 잡았다. 그리고 이런 일은 관광도시 바르셀로나에서 매해 열리는 MWC에서는 항시 반복되는 일이라한다. 또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통역 비용 역시 MWC 기간에는 평소보다 2배 이상 인상이 되어있었고 이 조차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이 모든것을 참가사가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발 항공편 역시 값이 오른 건 둘째 문제고 직항 편은 구할 수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16시간 이상 비행을 하고 그 피로도 풀지 못하고 다음날 바로 전시회에 투입되었는데 아침부터 한국의 VIP들이 방문한다면서 부스가 비상이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전시회장 근처의 호텔을 잡지못햔 우리는 몬주익 근방에 숙소를 잡았고 VIP 방문 소식에 부랴 부랴 비싼 택시를 타고 전시회장에 도착했다. VIP들은 방문 시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았다.
 
 전시회장 입구
ⓒ 최호림
 
그래도 마냥 나쁜건 아니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다. 전시회에서 만난 다른 스타트업들과의 교류가 좋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전시회에서 선보인 우리 제품과 기술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어필, 그에 따른 공급계약, 기술제휴에 관한 업무협약 (MOU)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대한민국의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단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사침 투혼을 발휘한 전시회
ⓒ 최호림
 
전시회 참가 소감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이번 전시회가 목숨을 건 도전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말하고 싶다. 지난 2023년 4월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난 이후 첫 해외 전시회 참가였고 전시회 기간 중에도 큰 고통으로 다리에 사침을 하며 통증으로 울기도하고 웃기도 했지만 결국  이 전시회에서 겪은 어려움과 경험 그리고 시행착오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귀중한 재산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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