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쁘넹” “귀엽넹”...‘플러팅 밈’ 역주행에 미소 짓는 은행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4. 3. 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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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이 자사 광고 모델인 배우 한소희와 함께 제작한 ‘넘흐옙은행’ 영상을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NH농협은행 제공)
‘그대 너무 예쁘네. 못 알아듣는 모습까지 더 귀엽네. 오 마이 레이디 뭘 고민해. 근데 언제 퇴근해. 나 지금 신나네.’

유튜브·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는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의 노랫말이다. 얼핏 보면 귀여운 러브송 가사 같다. 밈에 등장하는 인플루언서는 음악에 맞춰 경쾌한 안무를 곁들인다.

그런데 중간 중간 화면에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로고가 보인다. 해당 밈을 처음 보는 사람은 다소 뜬금없다고 느낄 수 있다. 일명 ‘은행 플러팅 챌린지’로 불리는 밈 얘기다.

이 밈은 유튜브와 틱톡에서 조회 수 수백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수많은 인플루언서는 물론 그룹 세븐틴 멤버 승관, 브브걸 멤버 유나, 개그맨 김경욱의 부캐 다나카 등 연예인들도 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영상 사이 등장하는 시중은행 로고다. ‘너무 예쁘네’에 맞춰 NH농협은행, ‘귀엽네’에 맞춰 IBK기업은행, ‘고민해’에 맞춰 KB국민은행, ‘퇴근해’에 맞춰 DGB대구은행, ‘신나네’에 맞춰 신한은행 로고가 각각 등장한다. 사실 이 챌린지는 각 은행을 흘려 발음하는 것이 포인트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을 빠르게 흘려 발음해 “귀엽넹”으로 들리게 하는 식이다.

이 밈 자체가 외국인의 발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의 사연에서 시작됐다. 과거 한 외국인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농협은행, 알아?”라고 물었는데, 아르바이트생이 “너무 예쁘네, 알아?”로 잘못 들었다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이 퍼진 것.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한 노래 가사를 절묘하게 은행 이름으로 바꾼 영상이 재차 인기를 끌며 급속도로 밈이 확산됐다.

심지어 영상이 아닌 인스타그램에서 풍경 사진이나 일반인 사진에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같은 해시태그가 붙기도 한다. ‘예쁘다’나 ‘귀엽다’는 표현 대신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농협은행’을 검색하면 인기 게시물 상단에 은행 플러팅 챌린지가 등장할 정도다.

이 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SNS에서는 화제성이 여전하다. 오히려 영상보다 이제는 ‘예쁘다’나 ‘귀엽다’를 표현하는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해시태그를 흔히 사용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도 예상치 못한 밈 효과를 놓칠 리 없다. 지난해 11월 NH농협은행은 배우 한소희와 함께 제작한 ‘넘흐옙은행’ 영상을 공식 SNS에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도 ‘농협은행’이라는 단어를 ‘너무 예쁘네’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2월 28일 기준 유튜브에서 이 영상은 조회 수 1005만회를 기록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밈”이라며 “시중은행은 고객 유치 경쟁을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SNS에서 언급이 자주 되는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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