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큰일났네…삼일절 연휴에도 '일본' 택한 여행객들[조선물가실록]

윤슬기 2024. 3.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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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제주 대신 저렴한 일본으로
'바가지' 이미지에 제주도 관광 타격

인천-마쓰야마 11만2400원, 김포-오사카 9만4700원, 인천-후쿠오카 8만9400원. 제주항공이 지난달 진행한 3~6월 일본 노선 할인 프로모션 편도 가격은 10만원 안팎에서 시작했다. 선착순 한정으로 지급하는 할인코드 4만원까지 적용하면 "제주도 갈 바엔 일본 가자"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항공료 부담이 적어진다. 마쓰야마 등 일부 일본 소도시 지역은 공항-시내 왕복셔틀, 온천입욕비, 케이블카 등 관광지 입장료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삼일절 연휴(3월1일~3일)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삼일절 연휴(3월1일~3일)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달 29일과 3월1일 출발하는 일본행 상품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의 일본 지역 패키지 상품 예약률은 지난달 셋째 주에 이미 95%를 넘겼다. 하나투어의 삼일절 연휴 일본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70%가량 증가했고, 모두투어 역시 약 35% 늘었다.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는 삼일절에도 일본 여행이 인기를 끄는 건 낮아진 체감 물가 때문이다. 비행시간이 짧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데다, 엔저(엔화가치 하락) 현상 장기화로 한국인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물가·청결 등 인프라 수준과 먹거리·살거리의 매력도가 높아 최고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여행지로 꼽힌다.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1년(2022년 9월~2023년 8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9375명에게 여행지 만족도를 물은 결과, 일본은 세계 27개 국가 중 6위를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로 스위스, 스페인, 호주, 이탈리아, 뉴질랜드 다음으로 높은 종합 만족도다.

반면 저렴한 물가에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인식으로 관광객이 증가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의 대표 관광지 제주도는 항공·숙박·렌트 비용이 올라가 '바가지 요금' 이미지가 굳어져 관광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제주도 여행 1인당 지출 금액(3박4일 기준)은 2023년(1월~10월) 52만8000원으로 국내 여행 평균(33만9000원)보다 1.6배 비싸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 제주도는 항공·숙박·렌트 비용이 올라가 '바가지 요금' 이미지가 굳어져 관광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고물가', '바가지' 이미지는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도의 입도 관광객은 지난해 1337만529명(내국인 1266만1179명)으로 2022년 1388만9502명(내국인 1380만3058명) 보다 3.7% 줄었다. 제주도의회는 안정적인 관광 물가 관리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등 '바가지 논란'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제주도내 관광지 물가 실태 조사와 물가안정, 미풍양속 개선에 관한 법적 근거를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 개정'을 가결했다.

일본행 198만명, 제주행 97만명

제주도가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올해 들어 제주 관광 회복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일본과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올해 1월 제주도 여행객은 107만6535명(내국인 97만6888명)으로 전년 동월(104만8628명)보다 2.7% 늘었다. 설 연휴 기간(1월8일~12일) 관광객은 19만8707명으로, 지난해 설연휴 기간(1월20일~24일) 방문한 제주 방문객 수(15만8658명)와 비교해 25.2%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한국에서 일본으로 떠난 관광객 수는(유임 여객 기준) 198만7038만명으로 여전히 제주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일본은 세계 최고수준의 콘텐츠를 최상의 인프라에서 즐길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두루 갖췄다"며 "특히 국내 여행지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물가·상도의 측면을 한국 여행자가 세계 1위로 평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인이 일본에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은 한국의 국내 관광산업을 위협하는 대체재이며, 막대한 관광수지 적자의 근원"이라고 덧붙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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