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장범준 피독 아니었다, 새 저작권왕은 이사람

김희윤 2024. 2. 2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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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저작권대상 프로듀서 범주
5년 연속 수상 'BTS 아버지' 피독 제쳐

곧 봄이 오면 라디오와 카페 등에서 '벚꽃엔딩'이 다시 흘러나온다. 음악을 한번 들을 때마다 돈이 작곡자인 장범준의 통장으로 들어간다. 매년 10억원 정도가 들어와 이른바 '벚꽃연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한때 박진영이 저작권 수입왕으로 업계에 이름을 떨쳤다. 최근 몇 년간 저작권 수입 1위는 BTS 노래를 작곡한 피독이었다. 그런데 올해 피독을 왕좌에서 끌어내고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있다. 바로 싱어송라이터 범주(BUMZU·본명 계범주)다.

올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선정한 대중음악 작곡·작사 대상에 세븐틴 프로듀서 범주가 선정됐다. 사진은 과거 저작권 대상을 수상한 가수 박진영과 지드래곤.

범주는 지난 26일 열린 '제10회 KOMCA 저작권대상'에서 대중 작사, 작곡 분야 대상을 받았다. 'KOMCA 저작권대상'은 국내 유일 저작권 관련 시상식이다. 직전 한 해 동안 분야별로 가장 많은 저작권료를 받은 작사, 작곡가에게 상을 수여한다. 작년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피독이었다. 범주가 피독을 제치고 왕좌를 계승한 것이다.

범주의 부상 배경은 그룹 세븐틴의 인기다. 지난해 MAMA 대상과 더불어 데뷔 9년 만에 골든디스크에서 첫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들은 최근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에서 1위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런 세븐틴의 활약은 저작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5년 연속 국내 저작권 수입 1위를 석권해온 ‘방탄소년단(BTS)의 아버지’ 프로듀서 피독을 제치고 올해 저작권 대상에는 새로운 인물이 호명됐다. 주인공은 세븐틴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범주였다.

이번 수상으로 범주는 한국 음원 저작권 시장의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자신의 소속사 플레디스의 그룹 세븐틴은 물론 뉴이스트 등의 앨범 대부분의 타이틀곡과 수록곡들을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그는 K-POP이 전 세계적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세븐틴의 인기 역시 글로벌하게 확장된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세븐틴의 히트곡 다수를 쓴 그의 저작권료 수입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듀서 범주. [사진제공 = 플레디스]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저작권 강자의 탄생에 저작권료는 어떤 기준으로 징수되고 분배될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전송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저작권료는 가수, 작곡가 등 창작자와 음원 유통사 등 사업자가 각각 65:35 비율로 분배한다.

음원 1곡의 1회 스트리밍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7원이다. 이를 65:35 비율로 나누면 창작자와 음반 제작사는 4.55원을 가져오게 된다. 이 중 가수는 6.25%로 약 0.43원, 작사 작곡가는 10.25%인 약 0.75원, 음반 제작사는 48.25%인 약 3.38원을 나눠 갖는다. 일례로 범주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세븐틴의 ‘음악의 신’을 멜론에서 들을 경우, 멜론이 2.45원을 가져간다. 이어 세븐틴이 0.43원, 작사·작곡을 한 범주가 0.73원, 소속사인 플레디스가 3.38원을 나눠 갖는 구조다.

국내 음원 저작권료 분배 비율(월 정액 스트리밍 기준)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전송 수수료 징수 규정]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가 너무 적은 것은 아닐까.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렇지 않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유료 음원 스트리밍 이용자 수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스트리밍 이용자가 범주가 작사·작곡한 곡을 한 달 동안 매일 한 번 이상 듣는다면 한 달에 2억4090만원 이상의 저작권 수입이 발생한다.

BTS와 세븐틴의 활약으로 피독과 범주가 저작권 강자로 급부상했지만, 여전히 대중들의 뇌리에는 ‘벚꽃 연금’ 장범준이나 빅뱅과 솔로 히트곡 다수를 보유한 지드래곤이 저작권 부자로 각인돼있다. 매년 봄이면 차트 역주행 신화를 새로 쓰는 ‘벚꽃 엔딩’으로 장범준은 매해 10억원의 저작권 수익을 얻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진영 역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저작권대상을 수상한 전통의 강자로 그는 본인의 히트곡은 물론, 자신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노래 다수를 직접 작사·작곡해 히트시켰다. 원더걸스 ‘Tell me’, 2PM ‘Heartbeat’, 트와이스 ‘What Is Love?’ 등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박진영의 저작권 수입은 2013년에만 13억1000만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 발표)으로 발표됐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그 액수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프로듀서 피독. [사진제공 = 빅히트뮤직]

범주의 저작권 수입은 13년 전 박진영보다 당연히 클 것으로 보인다. K팝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시장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2011년 한음저협이 징수한 저작권 수입 총액이 1087억원이었던데 반해, 지난해엔 4061억원을 징수해 4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 스트리밍 외에도 음반제작에 따른 사용료와 복제·방송·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수입과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세븐틴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범주의 저작권 수입 규모는 전체 저작권 수입 총액의 1%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작년 40억원 정도를 저작권료로 받았다는 이야기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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