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 하남만남주유소 기름값은 왜 비쌀까

이준호 2024. 2. 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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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주유소인데도 가격 지침보다 비싸... 운영업체는 13년째 임시운영

[이준호 기자]

 중부고속도로 하남만남주유소
ⓒ 한국석유관리원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처음 만나는 하남만남주유소는 2022년 연매출 580억 원이 넘는 알짜배기 휴게소로 중부고속도로 주유소 중 매출 1위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도공이 관리하는 'ex-oil' 주유소인데 기름 판매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도공이 관리하는 'ex-oil' 주유소는 도공의 평가를 받아 계약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판매가가 전국 'ex-oil' 평균 유가 대비 -35원이어야 점수를 받게 되는데 하남만남주유소는 +10~20원 정도다.   

실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을 통해 확인해 보니 하남만남주유소는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주유소 중 가장 비쌌다. 일례로 아래 도표에서 보듯 지난 2월 6일 현재 하남만남주유소의 휘발윳값은 1595원인 반면 같은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나머지 3곳 주유소는 1528, 1540, 1544원이었다. 많게는 67원에서 적게는 51원을 더 받았다(공교롭게도 오마이뉴스가 취재를 시작하자 가격을 내려 25일 현재 1580원으로 나머지 세 곳 1582, 1588, 1590보다 쌌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해당 노선에서 도로공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음성(남이)주유소와 비교했더니 평균 59원이 비쌌다.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2024.2.6)
ⓒ 오피넷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휘발윳값(2024.2.25). <오마이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하남만남주유소는 휘발윳값을 내렸다.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 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휘발유)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경유)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의 도공 운영 평가 결과를 확인해 보니 2021년과 2022년 연속 5등급이었다. 5등급이란 평가대상시설 중 최하위 10%에 해당한다. 최하위 등급을 받고도 계속 비싸게 기름을 판 것이다. 
하남만남주유소만 기름을 비싸게 구매해서 판매가가 높은 것일까? 도공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은 도공이 공동 구매한다. 따라서 하남만남주유소만 구매 가격이 높을 수 없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ex-oii 주유소는 유류를 공동 구매한다고 밝혔다.
ⓒ 한국도로공사
 
평가 등급 최저에 계속 비싼 기름 팔아도 제재 안 받아

이 주유소의 운영업체는 (사)한국휴게시설협회다. 협회는 고속도로 임대 휴게소와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들의 협의체다. 각각의 회원사들이 모두 휴게소 또는 주유소를 운영 중인데도 이 주유소는 협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협회는 정식 입찰이 아니라 도공과 수의계약을 해 임시운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시운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2011년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임시운영 중이다. 임시운영 기간만 무려 13년째다. 

하남만남주유소가 5등급을 두 번이나 받고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임시운영시설이기 때문이다. 임시운영시설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평가결과에 따른 제재가 없다.

하남만남주유소의 비싼 기름값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임시라 할 수 없는 13년간의 임시운영 체제. 도공은 왜 납득할 수 없는 운영을 방치하고 있을까?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답변서
ⓒ 한국도로공사
 
이에 대해 도공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서에서 "하남만남주유소는 셀프가 아닌 주유원이 직접 기름을 넣어주는 주유소"라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해당시설 운영업체에서 손익을 고려하여 결정한다"라고 답변했다.  

또 13년째 임시운영인 이유에 대해 도공은 "2011년부터 복합휴게시설 개발 무산, 신도시 개발 사업 지연 등의 사유로 운영업체 선정이 지연되"어 그런 것이라며 "22년 7월 복합개발 시행자가 선정되어 기존시설 철거 후 복합 휴게시설 건축공사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 주유소에 밝은 관계자 A씨는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같은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한 후 리터당 평균 59원씩 비싸게 팔면 영업이익은 놀랄 만큼 늘어난다"라며 "연매출 580억 원의 하남만남주유소라면 약 20억 원의 매출이익이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고 도공 임대료와 직접 주유에 따른 인건비 등을 빼더라도 최소 10억 원의 순이익이 더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3년째 임시운영인 이유에 대한 도공의 답도 석연치 않다. A씨는 "하남만남주유소의 사정이 그렇다면 도공이 직접 운영하면 된다. 만일 직접 운영할 수 없다면 공개입찰을 하면 된다. 공기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입찰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도공은 이미 3개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9개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를 직접 운영 중이다. 그런데도 하남만남주유소의 경우 수의계약으로 임시운영사를 선정한 후 13년째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다. 
  
 한구도로공사 주유소 평가결과 (2022년). 도공이 직영하는 휴게소는 3개소, 주유소는 9개소이며 하남드림은 임시운영 시설이다.
ⓒ 도공 자료 편집
 
한편, 하남만남주유소 운영업체인 한국휴게시설협회에 지난 19~22일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협회가 운영하는 하남만남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중부고속도로 다른 휴게소 주유소보다 항상 높은 이유" 등을 물었으나 협회는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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