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요정'으로 돌아온 고예림...현건 막판 징크스 지운다

안희수 2024. 2.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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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 사진=KOVO

여자 프로배구 고예림(30)이 빼어난 수비 능력을 발휘하며 위기에 빠진 현대건설의 반등을 이끌었다. 

4라운드까지 승점 58(19승 5패)을 쌓으며 V리그 여자부 1위를 독주하던 현대건설은 5라운드 주춤했다. 4일 정관장전에서 세트 스코어 2-3로 패했고, 12일 치른 2위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선 0-3으로 완패하며 승점 3 차이 추격을 허용했다. 20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승리한 흥국생명에게 결국 1위를 내줬다. 

현대건설이 흔들린 이유는 그동안 리베로 김연견과 함께 서브 리시브를 양분하던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위파위 시통이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위파위는 올 시즌 리시브 효율 39.62%, 세트당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 3.541개를 기록하며 현대건설 수비의 '살림꾼' 역할을 해준 선수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12일 흥국생명전에서 위파위가 하던 임무를 다른 레프트 정지윤과 김주향에게 맡겼지만, 이들의 서브 리시브는 크게 흔들렸고, 팀 공격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건설은 악재를 안고나선 하위팀 한국도로공사와의 17일 경기에서도 고전 끝에 2-3로 간신히 이겼다. 

흥국생명에 1위를 내준 채 치른 22일 IBK기업은행전은 올 시즌 현대건설에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고예림이 '단비'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해 4월 양쪽 무릎 수술을 받고 긴 공백기를 가졌던 고예림은 4라운드 1차전에서 복귀했지만,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그동안 주로 교체 선수로 나섰다. 이날 기업은행전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5세트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고예림이 현대건설의 2023~24시즌 막판 1위 경쟁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KOVO

무엇보다 수비 기여도가 높았다. 고예림은 팀 내 가장 많은 서브 리시브(28개)를 기록했다. 위파위의 시즌 평균보다 높은 리시브 효율(42.86%)를 남겼다. 디그도 총 13번 시도해 12번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기업은행전에서 3-2로 승리, 다시 1위를 되찾았다. 

고예림은 교체 투입된 17일 도로공사전 5세트 듀스 승부에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14-14에서 김연견이 디그해 살린 공을 불안한 자세에서 토스해 정지윤의 득점에 기여했고, 이어진 상황에서는 배유나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는 블로킹 어시스트를 해냈다. 고예림은 이전부터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인정받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개막 15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외국인 선수였던 야스민 베다르트가 부상을 당한 4라운드 이후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며 흥국생명에 정규리그 1위를 내줬다. 2021~22시즌엔 5라운드까지 승점 82를 기록하며 1위를 지켰지만 코로나 팬데믹 탓에 리그가 조기 종료되며 통합 우승에 도전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도 주축 선수 부상이라는 악재가 생겼다. 하지만 고예림이 수비력 보강에 기여하며 정규리그 막판 흔들리던 안 좋은 징크스를 지우고 있다. 

고예림은 "부상 탓에 무릎을 굽히고 펴는 것조차 힘든 시기가 있었다. 앞만 보고 재활 치료를 받았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우리는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을 치른 경험이 많다. 각자 맡은 몫을 잘 해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남은 정규시즌 필승 의지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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