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숲, 예술 통한 치유여행이 당신을 기다리는 곳
[김희정 기자]
▲ 김현 건축도예작가의 흙으로 빚은 한옥(도자한옥), 서울 성수동 갤러리스페어에서. |
ⓒ 김희정 |
영문학을 전공한 김현 작가가 흙으로 빚은 집, 일명 '건축도예'에 천착한 것은 예순 살이 넘었을 때였단다. 김 작가는, 당시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광주요 도자문화원' 레지던시에서 작업하는 도예가들을 보다가 도예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집과 건축'. 전문적인 건축 지식과 숙련된 경험이 수반돼야 하는 건축도예. 조상권 도자문화재단 원장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조 원장은 프랑스 국립미술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1963~1967)한 건축가이자 도예가이다.
하지만 도예는 무엇보다 자신이 몸으로 직접 해보면서 체득해야 하는 분야이다. 새로운 세계에서 좌충우돌했으나 김 작가는 도예를 통해 생활의 활력을 느꼈다. 그의 남다른 안목과 통찰, 열정, 치열한 노력은 작품에 그대로 담겼다. 작품은 탁월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빠르게 알아챘다. 여러 곳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이천시립박물관 기획초대전」, 「SANG갤러리 개인전」, 「하이닉스 행복미술관 초대전」,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리모쥬 한국 초대전」, 「런던 크래프트 위크(London Craft Week)」 참가 작가」, 「아산병원 갤러리 초대전」, 「에드바르트 뭉크 전」 아트 작품(뭉크의 생가) 제작 등이 그것.
김현 작가는 이천에 있는 그의 작품이 서울 나들이를 한다고 했다.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갤리리 스테어(Gallery Stair.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76. 서울숲역 1번 출구)'에서다.
▲ 강은규(강은) 작가의 양모펠트 작품. |
ⓒ 김희정 |
"매일이 사랑하기 좋을 때이지요. 그 가운데 2월과 3월은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인데이가 있어서 사랑의 시즌이라고 해요. 이때 '집, 그리고 인형'을 주제로 한 다양한 수공예 예술작품을 둘러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표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아울러 사람들은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에서 사랑과 안식, 행복과 아픔 등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느끼죠. 집은 공간이 주는 의미도 크고 인간의 심리적인 면에도 영향을 줍니다. 인형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번 전시를 통해 복잡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잠시라도 위로받고 치유 받아서 마음 근육이 단단해지셨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두 분한테 전시 소개를 들은 후 갤러리를 둘러봤다. 갤러리 전시는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1층이다. "너무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강은규(강은) 작가의 양모펠트(니들펠트) 작품과 신송 작가의 발도르프 인형작품, 조상권 도예가 도자작품, 김현 작가의 작품이 조화롭게 전시돼 있다.
양모펠트 작품을 먼저본다. 보송보송한 양털로 만든 옷을 입고 같은 재질로 만든 나무와 새와 토끼와 노는 아이,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 등. 강은 작가는 날카로운 바늘로 부드러운 양털을 수차례 찔러서 서로 엉키게 한 후 원하는 형태의 인형을 완성했다고 한다.
▲ 신송 작가의 발도르프 인형. |
ⓒ 김희정 |
2층에 올라가면 김현 작가의 건축 도예작품이 유럽의 이야기 속으로 안내한다.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쉽지 않던 시절, 김 작가 유럽을 여행하는 중에 만나거나 문학책에 등장한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과 집, 정원이 작품으로 재탄생 돼 있다. 헨젤과 그레텔이 거닌 유럽의 숲속마을,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올드 아커 교회(Old Aker Church), 브뤼겐의 목조건물을 도자로 입체화한 작품, 마리 앙투아네트를 기억하며 제작한 오스트리아 전통 농가와 아름다운 정원, 윌리엄 모리스의 집, 윌리엄 셰익스피어 부인인 앤 해서웨이가 살았던 농가 작품 등.
작품은 다양한 높이로 설치돼 있다. 서서 봐도 좋고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낮추거나 앉아서 봐도 좋다. 아이와 함께 보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동화적 상상력과 영감은 덤처럼 찾아올 듯하다.
3층에 가면 놀라움에 감탄사가 나온다. 조선 후기 지방 사대부 가옥(기와집)의 형태를 원형 그대로 재현한 도자한옥이 기다린다. 한옥은 선조의 철학, 생활의 지혜, 전문 건축 지식, 우리나라 자연과 풍토 등이 담긴 종합예술이다.
▲ 조상권 도예가의 잔 그리고 탑 |
ⓒ 김희정 |
각 층마다 작가 4명의 작품이 주연과 조연이 되다가 어우러져 사랑의 숲을 이룬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그리고 작품을 보면서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사랑과 고통, 아름다움 등에 대해 생각한다. 예술작품은 치유와 사유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작품 수는 총 350여 점. 이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 판매도 한단다. 전시는 3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세훈 보도 문제 없었다'...KBS에 정정보도 청구한 KBS 기자
-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말한 바로 그날, 장모가 한 일
- "한국은 보수 우위 사회... 민주당 하던 대로 하면 진다"
- 험지 가라더니 양지 낙하산? 용핵관, 경기 용인갑 전략공천
- 고물가에 혹하는 할인 제품, 이걸 조심해야 합니다
- "친구가 나랑 말을 안 해" 열한 살 인생에 닥친 고민
- '녹화사업' 피해 언론사 사주, 국가 상대 2억 소송 제기
- 인천 전세사기 현장 간 민주당 "원희룡 무슨 낯으로 출마했나"
- '류현진 한화행'이 롯데 팬인 우리 가족에 가져온 효과
- 기후위기만큼은 직접민주주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