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속설 ADHD치료제, 아이 심혈관질환 일으킨다

최태원 2024.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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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고혈압과 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팀은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 의학지 '미국의학협회지-정신의학'(JAMA Psychiatry) 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ADHD 치료제 복용 기간이 1년 길어지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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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학협회지' 최신호 연구 결과 발표
아동부터 성인까지 고혈압·동맥질환 위험 상승
전문의 "청소년 오남용하면 평생 건강 해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고혈압과 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DHD는 아동기에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국내 초등학생의 5% 정도가 증상을 갖고 있으며, 상당수는 성인까지 증상이 이어진다. 국내에선 ADHD 치료제가 대입 수험생 집중력 강화 약물로 오남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팀은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 의학지 '미국의학협회지-정신의학'(JAMA Psychiatry) 2월호에 발표했다. 카롤린스카 의대는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세계 최상위 의과대학이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07~2020년 사이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 27만8027명(6~64세)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관찰 기간 중 1만388명에서 고혈압과 동맥질환 등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심혈관 질환이 없는 ADHD 환자 5만1672명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ADHD 치료제 복용 기간이 1년 길어지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위험은 치료제 복용 기간에 따라 각각 1∼2년은 9%, 2∼3년은 15%, 3∼5년은 27%, 5년 이상은 23% 증가했다. ADHD 치료제는 특히 고혈압과 동맥질환 위험성을 크게 높였다. 고혈압 위험은 복용 기간이 3∼5년이면 72%, 5년 이상이면 80% 높아졌다. 동맥질환 위험은 복용 기간이 3~5년이면 65%, 5년 이상이면 49% 높아졌다. ADHD 치료제와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은 아동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의 남녀 모두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ADHD 치료법이 약물 치료에서 비약물 치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해석했다. 류한욱 류한욱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은 "현재 ADHD의 1차 치료 공식은 약물 치료이다. ADHD는 경증이라도 우선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교과서적 치료법"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이런 치료 공식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 원장은 "치료할 때 약물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위험성도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ADHD 약물 치료를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DHD의 비약물 치료법은 이마에 미세 전류를 흘려 주의력을 개선하는 방법(2019년 미국 FDA 승인) 등이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ADHD 치료제가 소위 '공부 잘하게 하는 약'으로 오남용된다는 지적이 많다. ADHD 치료제의 일시적 각성 효과가 "집중력을 좋게 한다", "잠을 안 자고 공부할 수 있게 한다" 등의 잘못된 말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청소년들에게 '마약 음료'를 나눠줬다가 검거된 일당도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지는 ADHD 치료제"라며 유인했다.

류 원장은 "아동 청소년도 ADHD 치료제를 장기 복용하면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 이번 연구로 증명됐다"며 "성적 상승이라는 의학적 근거 없는 소문에 현혹돼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평생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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