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도쿄로 떠나는 여행 #도쿄핫플

2024. 2.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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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동네 세 곳.

‘도쿄’하면 복잡한 스크램블 교차로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도쿄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동네는 따로 있습니다. 먼지 낀 카메라 하나를 들고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 도쿄의 오래된 동네를 소개할게요.

기치조지
도쿄 로컬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동네로 꼽히는 기치조지.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노카시라 공원을 품은 이 동네는 말랑말랑한 레트로 감성을 충전하기 제격인 곳이랍니다.

낮은 담장 사이사이로 원단 가게, 소품 가게, 깃사텐, 식료품점 등이 사이좋게 자리하고 있어 천천히 산책하다 보면 2만보 걷기 정도는 거뜬할 거예요.

특히 한 편의 정물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식기들을 판매하는 하모니아(Harmonia)와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감각적인 소품들이 가득한 신큐(SinQ)가 있는 리빙 골목은 꼭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아웃도어 브랜드 엘엘빈(L.L.BEAN)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기치조지에서만 만날 수 있답니다. 미국 직수입 제품은 물론 스트리트 무드가 가미된 재팬 에디션, 키즈, 캠핑용품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들어갔다 하면 빈손으로 나오기 힘들 거예요.

신큐
하모니아
엘엘빈 플래그십 스토어

일본식 카레 전문점이 특히 많은 기치조지. 그중에서도 건강한 식재료를 듬뿍 넣은 로지우라커리는 꼭 맛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수프 카레 레스토랑입니다. 20가지 야채를 통으로 구운 뒤 수프처럼 고소한 카레를 부어 대접하는데, 아삭하고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맛이 인상적입니다.

빈티지로 유명한 동네인 만큼 가구부터 소품, 의류, 음반까지 오래된 물건을 새것처럼 곱게 다듬어 판매하는 가게들도 즐비합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코코넛츠 디스크는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힘든 빈티지 LP판과 CD들이 찾기 쉽게 정돈되어 있어 궁금했던 음악가의 음반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마쿠라
최근 SNS에 자주 등장하며 화제가 된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지 가마쿠라. 에메랄드 빛 바다 옆을 달리는 오래된 열차를 실제로 보면 모바일 속 보정 화면 그 이상으로 아름답답니다. 열차로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이 동네의 하이라이트는 철도가 아닙니다.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은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 있거든요.

에메랄드 빛 바다를 수 놓은 서퍼들의 열정 가득한 모습은 서핑을 경험하지 못해본 사람들도 당장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싶게 만듭니다. 자전거에 서핑 보드를 달고 와서 파도에 몸을 맡기는 노련한 할아버지 서퍼부터 패들 보트를 즐기는 커플, 해변 축구에 빠진 아이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즐기는 모습에 한참을 바라보게 되지요.

해안 도로를 따라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가게들을 둘러본 뒤 반대쪽 상점가로 이동하면 작고 아담한 마을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보던 빈티지한 색감이 동네 전체에 깔려 있어 묘한 매력이 느껴져요.

철길을 끼고 바다 반대쪽으로 이동하면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오래됐지만 퇴색한 느낌은 전혀 없고 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워요.

가마쿠라 코코마에 역에서 20분쯤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에노시마 섬도 꼭 방문해 보세요.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야나카긴자
도쿄 시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레트로한 무드가 느껴지는 이곳은 1950년대의 상점과 식당들이 그대로 있는 야나카긴자입니다. 아사쿠라 조각박물관을 비롯해 힙한 갤러리들과 오래된 소품숍, 깃사텐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MZ 커플들이 자주 찾는 데이트 성지이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사찰, 묘지, 오래된 상점이 뒤섞여 있는 이 동네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스폿은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20세기 가옥들입니다. 쇼와 시대 목조 건물을 리모델링 없이 그대로 상점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신구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SCAI THE BATHHOUSE는 옛 건물을 최소한의 마감만으로 근사하게 살린 좋은 예시입니다. 오래된 목욕탕 건물을 개조한 미술관으로 다양한 현대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철제 사물함 등 미술관 곳곳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드나들던 대중탕의 흔적이 남아 있어 흥미롭습니다.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지는 도자기와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즐비하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빈티지 제품들도 많아 곳곳에 득템의 찬스가 널려 있어 잠시도 시선을 돌릴 틈이 없어요.

100년 된 목조 건물에서 따뜻한 식사와 커피를 대접받을 수 있는 가야바 커피 역시 방문하지 않으면 섭섭할 깃사텐입니다. 가구와 식기들 모두 다이쇼 시대에 사용하던 것들이라 다다미 방에 앉아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마주하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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