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살 카터 전 대통령 기념 성탄장식 나온다…생존 대통령 최초

백악관 역사협회, 역대 대통령 기념 장식 제작
생존 美 대통령 최초…노벨상 등 업적 표현

올해 99세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살아있는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에 거는 백악관 공식 장식품(오너먼트)의 주인공이 되는 영예를 얻게 됐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날 미 백악관 역사협회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업적과 생애를 소재로 한 2024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협회는 1981년부터 매해 역대 미국 대통령을 소재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제작해 왔는데, 살아있는 대통령의 장식품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역사협회가 공개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기념 2024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사진출처=AP 연합뉴스]

39대 대통령인 카터의 장식품은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유일하게 해군 사관학교에 다녔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닻 모양으로 제작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46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7년간 해군으로 복무했다. 장식품의 뒷면에는 그의 이름을 딴 핵 잠수함인 USS 지미카터호의 이미지가 들어갔으며, 그가 재임 중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캠프 데이비드 평화 협정' 타결에 기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도 곳곳에 그려졌다. 뒷면에 담긴 지구 모양은 카터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과 그 이후에 지구촌 평화를 위해 기여한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백악관 역사협회는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또 땅콩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말년에 고향에서 직접 땅콩 농사를 짓기도 한 카터 전 대통령의 삶을 표현한 땅콩과 땅콩꽃 그림도 들어갔다.

2017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여사.[사진출어=AP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일 99세 생일을 맞은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까지 전이되는 등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 온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부터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생일 전날, 자택이 있는 플레인스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깜짝 참석해 하객들의 축하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의 손자이자 카터 센터 이사회 의장인 제이슨 카터는 카터 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마지막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과 77년간 해로한 아내 로잘린 카터 여사는 자택에서 함께 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중 지난해 11월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