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등포 상륙한 '일본판 이케아' 니토리…"韓 매장 200곳 목표"

이명환 2024. 2.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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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영등포점에 韓 2호점 개점
약 700평 규모…가구·주방·생활용품 등 판매
대형마트 위주 입점전략…고객 접근성 ↑
"서울은 중요 거점…한국 고객 기대부응 노력"

22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 영등포점 1층. 마트 개장 시간인 10시까지는 10분가량 남았지만, 20여명의 고객이 통제선을 따라 줄지어 섰다. 이들 대기줄이 향한 곳은 마트 1층에 자리잡은 니토리 영등포점. 10시 정각 니토리 영등포점의 개점을 알리는 안내방송과 함께 고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픈 기념품으로 지급된 에코백을 하나씩 받아들고 삼삼오오 매장으로 향했다.

니토리는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국내 2호점의 문을 열고 오프닝 세리모니 행사를 진행했다. 니토리는 일본 최대의 홈퍼니싱 기업으로, '일본의 이케아'로 알려져 있다. 니토리는 지난해 11월 이마트 하월곡점에 국내 1호점을 열면서 한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니토리 영등포점은 니토리의 한국 내 2번째 매장이자 홈플러스에 입점한 최초의 매장이다.

니토리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전경. [사진=이명환 기자]

홈플러스 거점 매장…쇼룸 등 매장 분위기 이케아와 비슷

니토리 2호점이 자리잡은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거점 매장으로 꼽힌다. 영등포점은 홈플러스가 서울에서 처음 문을 연 지점이면서 서울 점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영등포 한 복판에 위치해 배후 고객수요도 탄탄하다. 이 점을 고려해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영등포점의 새 단장을 마치고 식품 전문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도입하는 등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했다.

이날 직접 둘러본 니토리 영등포점은 대형마트 내 입점한 매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니토리 영등포점은 홈플러스 영등포점 1층에 679평 규모로 들어섰는데, 1층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했다. 매장에는 침대와 소파, 식탁 등 가구부터 주방용품과 생활용품, 수납 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고루 갖췄다. 이 중 가구 등 제품은 니토리에서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는 상품이다.

매장 분위기나 판매하는 제품은 이케아나 무인양품 등 다른 라이프스타일 및 가구 브랜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운 브랜드지만, 침대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은 고가에 판매 중이다.

니토리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판매 중인 가구 및 생활용품들. [사진=이명환 기자]

도심 한 복판에 입점…편리한 접근성 차별화

니토리가 이케아와 같은 기존 가구점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건 고객들과의 접근성이다. 이케아는 대도시 교외 지역에 대규모 단독 매장을 차린다. 이케아 국내매장 4곳 역시 수도권이나 부산 근교에 있다. 그만큼 별도의 쇼룸을 만들거나 더 다양한 제품을 전시할 수 있지만, 인근 주민이 아니라면 자주 방문하기 어렵다. 반면 니토리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 주요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니토리 1호점(이마트 하월곡점)과 2호점(홈플러스 영등포점)에 이어 문을 열 예정인 매장 역시 홈플러스 가양점과 인천연수점, 금천점에 들어선다.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이사는 "고객들이 많이 찾아주시길 하는 마음에서 대형마트 위주로 입점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진 수도권에 대형매장을 내려고 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3사 중 니토리가 입점하지 않은 롯데마트에 대해서는 "롯데마트 내 출점계획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롯데마트에도 매장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니토리는 국내 진출에 앞서 대만,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권 다른 국가에 진출한 바 있는데, 글로벌 1000호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일본에 809개, 중국,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 174개 점포를 오픈해 총 98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니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2032년까지 총 3000개의 점포를 여는 동시에 3조엔(약 26조5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간 한국 시장에서는 200개의 점포를 낸다는 포부다. 다만 한국 진출 초기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한국시장 매출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열린 니토리 영등포점 오프닝 세리모니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신지원 니토리코리아 점포운영부 본부장,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 다케다 마사노리 니토리홀딩스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고영선 몰사업본부장(전무), 임재흥 하이퍼영업본부장(전무). (왼쪽부터) [사진=이명환 기자]

온라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니토리는 현재 니토리코리아 자사 온라인몰을 비롯해 쿠팡에서 일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채널 중에서는 쿠팡에만 입점해있는데, 추후 다른 온라인몰에도 입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케다 마사노리 니토리홀딩스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서울은 중요 거점으로 생각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한국 고객들은 인테리어 감각도 높고 관심도 많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니토리를 오픈하게 돼 양사의 협업 사례로 아주 큰 의미가 있으며 향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니토리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자는 홈플러스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마사노리 부회장을 비롯해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 신지원 니토리코리아 점포운영부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조주연 대표와 고영선 몰사업본부장, 임재흥 하이퍼영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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