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 수업'<2>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 부동산 시장은 팔 할이 심리라는 말이 있다.
공급과 정책 외에도 인간 심리를 함께 읽어야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분양받을 아파트를 미리 보여주는 모델하우스 역시 철저히 계산된 심리전의 무대다.
<부동산 심리 수업>의 저자 박원갑 박사는 우리가 부동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집이 돈을 벌기 위한 욕망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부동산 시장은 팔 할이 심리라는 말이 있다. 공급과 정책 외에도 인간 심리를 함께 읽어야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분양받을 아파트를 미리 보여주는 모델하우스 역시 철저히 계산된 심리전의 무대다.<부동산 심리 수업>의 저자 박원갑 박사는 우리가 부동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집이 돈을 벌기 위한 욕망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살기 좋은 집'보다는 '팔기 좋은 집'이라는 자산 개념이 주택 구매의 결정 요소가 되면서, 마치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처럼 집을 말하고 행동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당신이 부동산 때문에 불행하다면, 부동산 가격을 종교처럼 숭배한 후유증 때문일지 모른다. 글자 수 945자.
"그곳(모델하우스)은 축제의 날처럼 붐볐다. 흠잡을 데 없이 꾸며진 3개의 방. 베란다의 실내 정원에는 물을 뿜는 작은 분수까지 있었다. 식기세척기와 세탁기가 장착된 환한 부엌을 보면서 나는 들떠 있었다. 저처럼 예쁜 공간에서 차를 마시면 남편과 나의 세계도 그렇게 환해질 것 같았다. 어쩌면 우리는 예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으리라. 내 표정을 읽은 남자가 명함을 건네며 친절하게 말했다. 로열층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저희 사무실로 가시죠."
(중략)
모델하우스는 길어야 6개월짜리 임시 가설물이지만, 인간의 꿈과 건설사가 만든 이미지를 맞교환하는 전시장이다. 건설업체들은 한 번 쓰고 버릴 모델하우스를 세우기 위해 수십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그런 모델하우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조명의 주방, 안락한 거실에서 우리는 평소 꿈꾸던 '스위트 홈'이 금세 눈앞으로 다가올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한동안 모델하우스를 따라 집을 꾸미는 주부들이 생겨났을 정도로 모델하우스는 인테리어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는 "모델하우스는 꿈을 만져보는 일종의 화려한 연극 무대"라고 했다. 예컨대 우리는 가공의 거실을 걸어보고 간혹 물이 나오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싱크대 수도꼭지를 돌려본다. 모델하우스에서 하나의 연극적인 행위가 벌어지는 것이다.
인테리어 업체들이 영업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구경하는 집'이 아기자기한 소극장이라면, 모델하우스는 대형 연극 무대로 비유된다. 그런 모델하우스에서 연극적인 행위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아파트에 사는 당당한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그러나 모델하우스의 내부는 작은 실내화부터 조명, 침대, 가구 등 인테리어가 모두 '분양 마케팅'이라는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모델하우스에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욕망의 이미지가 곳곳에 스며 있다. 무심코 지나칠 공간에도 건설업체들의 고도 심리전에 걸려들 수 있는 함정이 있는 셈이다.
-박원갑, <부동산 심리 수업>, 메이트북스, 1만9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잘 나가던 제주 카페 무슨 일이…이효리 남편이 털어놓은 심경 - 아시아경제
- "밥도 청소도 다 해주니" 살던 집 월세로 돌리고 들어왔다[시니어하우스] - 아시아경제
- "김호중, 가요계서 영구퇴출해야"…KBS 게시판 불났다 - 아시아경제
- "담배꽁초 때문에 녹아내린 범퍼…범인 좀 찾아주세요" - 아시아경제
- "손님 계속 없었으면 좋겠다"…사장에 속내 밝힌 알바 결국 - 아시아경제
- "나라 망신이다"…베트남 '미성년 성매매' 남성들에 비난 폭주 - 아시아경제
- 군대 간 BTS 뷔의 놀라운 근황…"2개월 만에 10kg 증량" - 아시아경제
- 남편 휴대폰 들여다본 아내, 불법촬영·음란물 쏟아지자 '경악' - 아시아경제
- "싸우지 말라니까요"…대만 여성승무원들, 난투극 대처 '신선한 충격' - 아시아경제
- "이란 대통령, 왜 악천후에 노후화된 1968년산 헬기를 탔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