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에도 흔들림 없었다…김민선, 빙속 세계선수권 500m 은메달→이상화 이후 첫 입상

유준상 기자 2024. 2.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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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신빙속여제'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생애 첫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품었다.

김민선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 출전, 37초19의 기록을 남기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선이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입상에 성공한 건 2017년 이상화(은퇴, 은메달) 이후 7년 만이다. 이상화는 선수 시절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차지한 바 있다.

이나가와 구루미(일본)와 함께 11조에 배정된 김민선은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첫 100m 구간을 전체 3위 기록인 10초40에 통과하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이후 경쾌한 스케이팅으로 점점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마지막 곡선 주로에 진입했다.

그때 문제가 발생했다. 김민선이 곡선 주로를 지나는 과정에서 원심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왼손으로 빙판을 살짝 짚었다. 생각하지 못한 변수를 맞이한 만큼 속도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민선은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모든 힘을 쏟았다. 11조까지의 기록만 놓고 보면 전체 1위였다. 다만 12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펨커 콕(네덜란드)이 무결점 레이스를 선보이면서 36초83으로 정상에 올랐다. 콕과 함께 경기를 소화한 키미 고에츠(미국)는 37초21을 기록하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나현(노원고)은 37초49의 준수한 기록으로 전체 7위를 마크하면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넘어진 김민지(서울일반)는 41초00으로 24위에 머물렀다.

김민선은 2022-2023시즌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컵 1차 대회부터 5차 대회까지 여자 500m 금메달을 모두 쓸어담았다. 다만 체력 관리 때문에 지난해 3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에 실패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있던 김민선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스케이트 부츠를 교체했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고민이 점점 깊어졌다.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네 차례 500m 레이스에 임한 김민선이 얻은 결과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결국 김민선은 계획을 수정하고, 3차 대회부터 지난 시즌까지 신었던 스케이트로 경기를 소화했다.

김민선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새 스케이트가 아닌 예전 스케이트를 신고 나선 3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4차 대회까지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고, 5차 대회 동메달과 6차 대회 1차 레이스 금메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5차 대회 여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는 1분13초42로 5위를 기록, 2013년 9월 이상화가 세운 한국 기록(1분13초66)을 무려 10년 4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주종목이 아니었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만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여자 500m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김민선은 오는 18일 여자 1000m에 출전한다.

한편 남자 500m에 출전한 조상혁(스포츠토토)과 김준호는 각각 34초45, 34초49로 7위와 8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민지와 같은 구간에서 실수를 범한 김태윤(서울시청)은 34초89로 24위에 그쳤다. 

남자 단거리 최강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조던 스톨츠(미국)가 트랙 레코드(경기장 최고기록)를 갈아치우면서 33초69로 남자 500m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세계기록(33초61)과 0.08초 차이로 다가섰다.

사진=EPA,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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