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마다 배식 봉사 20년... 연봉 30% 나눔” 이 부부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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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밸런타인데이에 결혼한 한 부부가 결혼식 다음 날 향한 곳은 신혼여행지가 아니라 무료급식소였다.
결혼휴가로 받은 일주일을 오롯이 봉사활동에 사용한 부부는 다음 해, 그다음 해 결혼기념일에도 무료급식소를 찾아갔다.
최일도 목사는 "20년을 한결같이 봉사한 부부가 매년 밥퍼를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나눔의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해 보여주는 부부의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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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보낸 후원금 9000여만원 달해
“베푼 것보다 더 많은 사랑 받았다”
20년 전 밸런타인데이에 결혼한 한 부부가 결혼식 다음 날 향한 곳은 신혼여행지가 아니라 무료급식소였다. 결혼휴가로 받은 일주일을 오롯이 봉사활동에 사용한 부부는 다음 해, 그다음 해 결혼기념일에도 무료급식소를 찾아갔다. 20년 동안 그들의 결혼기념일은 부부만의 축하 자리가 아니라 소외 이웃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됐다.
김종운(53)·이명신(49) 부부(평촌교회)가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대표 최일도 목사)에서 펼치고 있는 봉사에는 이제 세 자녀까지 합세하며 행복이 세 배다. 10주년에도 휴가를 맞춰 일주일간 봉사를 했던 부부는 올해도 오는 20일까지 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16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에서 만난 부부는 “결혼을 하면서 우리 가족만 잘사는 게 아니라 내 주변 모든 사람과 소통하며 함께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혼여행 대신 봉사를 선택했다”며 “처음 봉사를 하러 왔을 때 밥퍼 직원들과 식사하는 어르신들이 기특하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결혼 축하도 많이 해주셨다. 봉사의 보람도 있었지만 기쁜 일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즐거움 때문에 20년 동안 이곳을 찾아오게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부부는 봉사하는 날 수만큼 밥퍼 식비도 후원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후원 금액이 9000만원을 넘었다. 맞벌이하는 부부는 밥퍼를 비롯한 소외 이웃에게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연봉의 30%를 따로 모아뒀다. 세 자녀를 키우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세전 연봉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부부 중 한 명의 연봉은 없다고 쳐야 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모은 돈은 이미 부부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까운 마음도 없었다.
“우리 부부가 높은뜻숭의교회를 다니던 시절 김동호 목사님께서 하신 설교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추수할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밭의 네 귀퉁이를 남겨두라는 구절이 있는데 우리도 그만큼 이웃을 위해 흘려보내자고 하셨죠. 그 말씀에 순종 하고 싶어 연봉을 미리 계산해 매달 30%를 계좌 이체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물가가 너무 오르고 자녀들도 커 가면서 조금 줄이게 돼 죄송한 마음입니다.”(남편)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밥퍼를 찾아간 세 자녀는 이제 2월만 되면 자연스럽게 봉사를 기다린다고 한다. 아내 이 집사는 “13살이 된 막내딸이 ‘엄마, 다음에 나 혼자 봉사하러 가도 될까’ 하고 물었을 때 참 기뻤다”며 “자녀들에게 나눔의 습관을 전수해줄 수 있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밥퍼는 부부를 위해 결혼 20주년 감사예배를 열고 축하를 전했다. 부부의 스승인 김 목사도 참석해 이들을 격려했으며 밥퍼는 캄보디아 밥퍼를 방문할 수 있는 항공권을 선물로 전달했다. 최일도 목사는 “20년을 한결같이 봉사한 부부가 매년 밥퍼를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나눔의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해 보여주는 부부의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앞으로도 매년 밥퍼를 찾아오며 나눔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저희보다 더 자주 오는 봉사자도 많은데 일 년에 한 차례 오는 저희가 밥퍼에서 과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만큼 사랑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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