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입고 자란 아이… 면역력 없는 ‘중증 복합면역결핍증’ 뭐길래? [세상에 이런 병이?]

임민영 기자 2024. 2. 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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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모든 획득 면역기능이 없는 희귀한 면역결핍질환이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이 있으면 흉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혈중 T세포의 수치가 매우 낮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해서 예방법이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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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을 앓은 데이비드 베터는 ‘bubble boy’로 유명했다./사진=BBC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면역력에는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선천면역과 후천적으로 얻는 획득 면역이 있다. 자연면역으로 병원체 등 이물질을 다 처리하지 못하면 2차 방어로 더 강력한 획득 면역을 발휘한다. 획득 면역은 아기가 생존하고,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획득 면역에 문제가 있는 ‘중증 복합면역결핍증(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에 대해 알아봤다.
데이비드는 중증 복합면역결핍증 때문에 12년 동안 세균을 최대한 없앤 환경에서 지냈다./사진=CBS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모든 획득 면역기능이 없는 희귀한 면역결핍질환이다. 이 질환이 있으면 가장 심한 면역결핍이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심한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마저도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할 경우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도 심한 감염을 일으킨다. 환자들은 진균(곰팡이) 감염이나 주폐포자층 폐렴(폐포자충이라는 진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폐렴)을 자주 겪을 수 있다. 그리고 생균 백신에 의한 감염이나 수두 등도 잘 일어난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 환자들은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이며, 만성 설사나 피부 발진 등도 나타난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이 있으면 흉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혈중 T세포의 수치가 매우 낮다. 흉선은 가슴뼈 뒤와 폐 사이, 심장 위쪽에 있는 흉강 내 위치한 면역기관이다. 이 기관은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의 생산과 성장을 담당한다. 면역글로불린(항체)을 생산하는 B세포의 수치도 낮다. 그리고 조혈모세포의 기능이 떨어질 때가 많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대부분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1번이나 20번 염색체의 장완(동원체를 중심으로 긴 부위)에서 변이가 발견된다.

커다란 풍선 안에서 지낸 데이비드는 6살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갔다.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입은 데이비드 베터./사진=CBS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미국 출신의 데이비드 베터(1971~1984)라는 아이의 사연으로 유명해졌다. 데이비드는 이 질환 때문에 12년 동안 세균을 최대한 없앤 환경에서 지냈다. 커다란 풍선 안에서 지낸 데이비드는 6살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갔다. 당시 NASA에서는 특수 우주복을 만들어 데이비드가 외부 공기와 접촉하지 않게 도왔다.
이런 모습이 공개되자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bubble boy disease’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12세에 골수 이식을 시도했지만, 4개월 후 림프종이 발생해 사망했다. 이후 데이비드의 사연과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 환자들은 감염에 취약해서 적절한 항생제와 항진균제 등을 사용하는 대증치료를 주로 진행한다. 주폐포자충 폐렴 등을 겪고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도 진행한다. 환자에 따라 면역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조혈모세포나 골수 이식을 시도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세균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생과일이나 멸균되지 않은 주스 같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해서 예방법이 아직 없다.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1살을 넘기기 힘들다. 환자들은 생후 초기부터 중증 감염을 반복적으로 겪는다. 만약 아기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중증 복합면역결핍증을 의심해야 한다.

NASA에서 특수 제작한 우주복 덕에 데이비드 베터는 6살에 처음으로 어머니와 포옹할 수 있었다./사진=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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