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로케] 세작의 은신처 만휴정, 의적의 거처 송소고택
사극 속 그림 같은 건축물
가상의 조선 임금 이인(조정석)과 세작(첩자) 강희수(신세경)의 운명적 사랑을 그리는 ‘세작, 매혹된 자들’에는 이름난 고택이 자주 보인다. 이를테면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난 장소는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서원 9곳 중 한 곳으로, 1572년 건립됐다. 서원 옆에 세심대(洗心臺)라 불리는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희수가 바둑을 두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의정 강항순(손현주)과 그의 딸 희수가 머물던 가옥은 경남 함안의 일두고택으로 1570년대 중건했다고 전해진다.
희수가 복수를 다짐하며 3년간 은거하는 장소는 경북 안동의 만휴정이다. 계곡 안쪽에 숨어 있는 이 그림 같은 정자는 낯설지 않다. ‘미스터 션샤인(tvN)’에 등장한 뒤 전국구 명소로 뜬 그곳이다. 요즘도 주말이면 정자와 외나무다리, 계곡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담아가는 젊은 연인을 여럿 볼 수 있다.
MBC ‘밤에 피는 꽃’도 있다. 밤만 되면 담을 넘어 의적 활동을 하는 15년 차 수절 과부 여화(이하늬)의 활약상을 그린 코믹 시대극인데, 경북 청송 덕천마을의 송소고택이 주 무대로 활용됐다. 여화의 거처로 나오는 기품 넘치는 가옥이 이곳이다. 조선 후기에 세워진 이 건축은 ‘99칸짜리 부잣집’으로 통할 만큼 규모가 장대하다. 후손이 대를 이어 관리하는 일두고택과 송소고택은 이른바 고택 체험도 가능하다. 관람은 물론이고 숙박도 할 수 있다.
‘고려 거란 전쟁(KBS2)’은 전쟁을 전면에 둔 사극답게 우아한 고택보다 산천과 들녘 풍경이 더 많이 보인다. 고려군 진영과 성내 마을, 시장 장면은 경북 문경의 가은오픈세트장(에코월드)에서 주로 촬영했다. 고구려궁과 안시성·요동성 등이 재현돼 있어 후삼국과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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