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VS '길위에 김대중'…지지층 결집, 편 가르는 정치 다큐
여야 정치권, 영화로 지지층 결집 나서
비판만 하기보다 공감대 형성 아쉬워
총선을 앞두고 이승만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한국 현대에서 족적을 남긴 정치가들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만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인물에 대한 인식 제고 등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지지층 결집에만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건국전쟁’은 14일 기준으로 5만2158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상업영화 여러 편을 제친 성과다. 지난 1일 개봉한 이 영화는 누적 43만4310명이 봤다. 제작비가 2~3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10일 손익분기점(BEP) 20만명을 벌써 넘어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 역정을 조명한 이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 등을 다뤘다. 정치적인 인물의 삶을 다룬 역대 다큐 가운데 ‘건국전쟁’보다 많이 본 영화는 누적 관객 185만을 기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노무현입니다’(2017) 정도뿐이다. 뒤를 이어 ‘그대가 조국’(2022·누적 33만명), ‘공범자들’(2017·26만명),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19만명) 등이 있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진보 진영 인사들에 대한 역사적 조명이 이뤄졌다면, ‘건국전쟁’은 보수우파의 상징인 이 전 대통령을 다뤘다는 점이 차이다.

극장가에는 현재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도 상영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은 개봉 첫 주 5만5000명을 기록했지만, 뒷심이 떨어지며 한 달간 12만3251명의 관객이 봤다. 제작비는 5억원으로, 손익분기점(12만명)을 넘겼다.
20여 일의 개봉 시차를 둔 두 영화는 여야 정치권에서 관람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만 여권에서 ‘길위에 김대중’을 봤다거나, 야권에서 ‘건국전쟁’을 봤다는 언급은 찾기 힘들다. 오히려 ‘건국전쟁’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평가와 관련해 상이한 시각을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영화 관람 후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 대통령은 임시정부 탄핵 1호, 부정선거 1호, 4.19로 인한 국민탄핵 1호의 독재자임을 애써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해 12월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15/akn/20240215112526530axvs.jpg)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대 정치사에서 논쟁적인 인물들을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며 편향됐던 의식이나 역사의식을 걷어내고 상대방을 품을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여야 정치권에서 상대방에 대한 폄하나 비하만 하기보다는 같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지혜가 아쉽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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