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게스트하우스 2억 들여 리모델링…'텅텅'빈 방어진문화센터[영상]
도시재생 사업으로, 국비 등 수십억 원을 들여 지은 울산의 한 어촌마을 문화센터가 수년째 텅 비어있다. 문화센터 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수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까지 했지만, 숙박시설 허가조차 받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돼 있다.
지난 13일 찾은 울산시 동구 방어동. 동해가 훤히 보이는 어촌마을이다. 바닷길을 따라 5분여 걸어 들어가자 분홍색·노란색·하늘색 글자로 디자인한 '방어진문화센터'라는 간판이 붙은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1030㎡) 현대식 건물이 나타났다.
공실 투성이, 수년째 제 기능 못 해
문화센터 앞에서 만난 한 60대 주민은 "마을 재생을 위해 관광 거점 공간으로 만든 시설이라고 들었는데, 잘 지어놓고 수년째 기능을 못 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용객 0명 미허가 게스트하우스
방어진문화센터 운영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동구는 지난해 말 시설을 관리하는 모 조합 측과 위탁·운영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곤 문화센터 운영을 재개하겠다면서 게스트하우스 등 2억여 원을 추가로 들여 리모델링했다.
이에 대해 울산 동구의회 박은심 의원은 "40억원에 또 2억원 이상 세금이 들어갔는데, 여전히 문화센터는 공실투성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게스트하우스는 요건을 못 갖춰서 숙박시설로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숙박시설로 쓰지 못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왜 만들었으며, 또 예산을 들여 왜 리모델링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새 단장 후 허가 얻으려 했는데…"
어촌마을인 방어동 일대 도시재생 사업에는 마을 적산가옥 디자인 입히기, 방어진문화센터 건립 등을 위해 모두 111억7000만원이 들었다. 방어진항 일대 17만㎡를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이 추진됐다. 도시재생 사업은 마무리됐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방어진문화센터 사례처럼 아쉽기만 하다. 이를 보여주듯 마을 주민 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4만3500여명이던 방어동 주민은 2022년 3만9700여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엔 3만7900여명으로 더 줄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靑 본관서 “야, 박정희 나와”…경호실장 술주정에 뜻밖 대응 (76) | 중앙일보
- 클린스만 바꾸면 끝날까? 11년째 '숨은 스파이' 따로 있다 | 중앙일보
- "이강인 말처럼 탁구로 결속력 가능" 중국 매체의 조롱 훈수 | 중앙일보
- 이효리 "인생은 독고다이"…모교 졸업식 뒤집은 파격 축사 | 중앙일보
- 신격호 “가봤나” 실종된 롯데…신동빈, 칼 빼들었다 | 중앙일보
- “창의력 키우다 사오정 된다” 前서울대 입시전문가 팩폭 | 중앙일보
- "밥에서 쇠고기 맛 난다"…韓연구팀이 만든 분홍색 쌀 정체 | 중앙일보
- "전쟁 난 이스라엘 저평가 없는데…" K증시 옥죄는 기묘한 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젠 끝내자<
- [단독] 尹, 독일 대신 호남 간다…"첨단산업·문화복합단지 구상" | 중앙일보
- [단독] 140억짜리 건물을 "72억에 지어라"…시흥시 갑질 논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