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전쟁’ 관람 후기에 충격 댓글?···‘이건 아니잖아’

최기영 2024. 2. 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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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고 나면 익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뉴스 헤드라인이 있습니다.

지난 9일부터 나흘간 23만 6441명(영화진흥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람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하더니 누적 관객 수 38만 2158명(14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영화를 단체 관람한 교회의 유튜브 계정에는 성도들의 관람 후기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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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단체 관람 이어지며 누적 관객 수 40만 눈 앞
“하나님 벗어난 관점, 공동체 분열 초래하는 선동 주의해야”
영화 ‘건국전쟁’ 도입부에 등장하는 이승만 대통령의 1954년 방미 영상 스틸컷. 상하단 이미지는 단체 관람 후기 영상에 올라와 있는 정치적 선동이 엿보이는 댓글들.


연휴가 끝나고 나면 익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뉴스 헤드라인이 있습니다. ‘명절 연휴, 극장가 승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급성장하면서 스크린의 영향력이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어떤 영화가 명절 대목에 대중의 시선을 끌어모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 설 연휴 극장가가 끌어 올린 반응은 과거와 사뭇 달랐습니다. 한 다큐멘터리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의 헌신, 투쟁의 역사를 재조명한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이었습니다.

지난 9일부터 나흘간 23만 6441명(영화진흥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람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하더니 누적 관객 수 38만 2158명(14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이례적 흥행을 넘어 신드롬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그 배경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뉩니다. 정치인 연예인 등 영향력 있는 주요 인사들의 관람 후기가 입소문을 탔다는 점과 국내 주요 교회들의 단체 관람이 이어지며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1500여명씩 단체로 관람한 교회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영 기간이 연장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기독교 입국론자였던 이 대통령의 생애를 국내외 연구자 증언과 사료를 바탕으로 그의 애국심과 외교력, 성실함 등을 조명합니다. 영화를 단체 관람한 교회의 유튜브 계정에는 성도들의 관람 후기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도들의 관람 소감에는 “학교에서는 이 대통령을 독재자로 폄훼하고 부정적인 점만 배웠는데 영화를 통해 왜곡됐던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공통으로 등장합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며 왜곡을 바로잡고 진정한 가치와 본질을 탐구하는 것은 현대인이 꼭 갖춰야 할 의사소통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사회 내에서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과 맞물려 있다면 크리스천으로서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과정이 신앙 공동체를 든든히 세우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도들의 단체 관람 후기 영상엔 하나님 관점을 벗어난 아쉬운 표현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교조를 박살 내야 한다’ ‘빨갱이가 된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 ‘건국전쟁 관람 독려 교회와 아닌 교회로, 이단인지 종북 교회인지 판명된다’ 등 작품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었습니다.

SNS에 단체 관람을 독려하며 후기를 남긴 한 목회자의 글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미화 일변도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이승만, 그의 고뇌와 갈등, 연약함에 대한 부분도 묘사했더라면 더욱 확장성 있고 정치적으로 다른 진영에 있는 분들에게도 공감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배려가 결여된 관점과 태도는 평화 속에서도 전쟁의 불씨를 타오르게 합니다. 특히 교회 안에 특정 정치적 입장이 강조된다면 한 몸 된 교회를 분열시킬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 12:18)고 말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로 잡아 알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공동체가 찢기고 갈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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