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없이 8년 만에 개봉한 2편, 재평가 받은 이유

양형석 2024. 2. 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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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타짜: 신의 손>

[양형석 기자]

지난 1996년 두 형사의 좌충우돌 소동을 다룬 영화 <투캅스>의 속편이 개봉했다. 1편의 주역 안성기가 하차했고 박중훈의 새로운 파트너로 액션영화에 익숙한 배우 김보성이 가세했다. 실제로 전편에 비해 액션요소를 강화한 <투캅스2>는 서울에서만 63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다관객 1위에 올랐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안성기가 하차하면서 전편보다 재미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지난 1998년 1, 2편을 연출했던 강우석 감독 대신 김상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중훈 대신 신인 여성배우 권민중이 합류한 <투캅스3>가 개봉했다. 하지만 <투캅스3>는 서울관객 11만에 그치면서 <투캅스> 시리즈의 끝을 알리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2년 전 관객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던 <투캅스2>는 관객들 사이에서 "3편에 비하면 2편은 그래도 볼 만한 영화였다"고 평가 받으며 조금씩 재조명됐다.

물론 최근엔 3부작 또는 4부작을 계획하고 영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1편의 흥행에 힘입어 2편이 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속편 영화들은 전편의 위상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곤 하는데 때로는 그보다 더 못한 3편이 나오면서 관객들 사이에서 2편이 재조명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던 <타짜>의 속편 <타짜: 신의 손>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다.
 
 <타짜:신의 손>은 3편 개봉 후 2편이 재평가 받았던 대표적인 영화였다.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미스코리아 출신 마지막(?) 스타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낮아졌지만 1990년대까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연예계로 진출하기 위한 가장 빠른 코스였다. 실제로 김성령과 오현경, 고현정, 염정아, 이승연, 성현아, 함소원, 김사랑, 손태영 등 많은 여성스타들이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입상하며 자연스럽게 연기자로 데뷔했다. 하지만 성상품화 논란과 심사의 공정성 등으로 대중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졌고 실제 2000년대 후반부터는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2007년 미스유니버스 대회 4위에 오른 이하늬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배출한 '마지막 스타'로 불린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동하다가 2009년 드라마 <파트너>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시작한 이하늬는 2010년 <파스타>에서 이태리 음식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여성 셰프 오세영 역을 맡아 주목 받았다. 2011년에는 시청률 20%를 돌파한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서 또 다시 호텔 레스토랑 요리사를 연기했다.

2012년 <연가시>를 통해 영화로 활동범위를 넓힌 이하늬는 2014년 <타짜:신의 손>에서 돈 많고 젊고 예쁜 미망인 우사장을 연기했다. 이하늬는 <타짜: 신의 손>을 통해 팜므파탈의 매력부터 때로는 심하게 망가지는 우사장의 여러 가지 매력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타짜: 신의 손> 이후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돌아와요 아저씨> 등에 출연한 이하늬는 2017년 영화 <부라더>에서 마동석, 이동휘와 연기호흡을 맞췄다.

배우로서 이하늬의 본격적인 전성기는 2010년대 후반부터 찾아왔다. 이하늬는 2019년 1월에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에서 무에타이 동양챔피언 출신의 마약반 홍일점 장연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단숨에 '1600만 배우'로 등극했다. 이하늬는 2019년 2월에 방송된 드라마 <열혈사제>에서도 권력에 충실한 검사에서 미카엘 신부를 만나 정의로운 검사로 거듭나는 박경선 검사를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하늬는 2021년 드라마 <원더우먼>에서 열혈검사와 재벌가 며느리 겸 막내딸로 1인 2역을 맡으며 성공적인 단독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2022년부터는 <외계+인>  <유령> <킬링로맨스> 등에 출연하며 영화 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 꾸준히 두 자리 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 출연하고 있는 이하늬는 자신의 첫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에서 <극한직업>의 파트너 진선규와 재회할 예정이다.

3편 개봉 후 재평가 받는 <타짜: 신의 손>
 
 <타짜:신의 손>은 최승현(왼쪽)과 신세경 모두에게 최고의 영화 흥행작이다.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2006년에 개봉했던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역대 만화 원작 영화 중 최고로 꼽힐 만큼 뛰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하며 전국 684만 관객을 동원했다. 1편의 흥행성적과 4부까지 있는 원작만화를 고려하면 속편 제작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당초 <지구를 지켜라>를 연출했던 장준환 감독이 1, 2, 3부와 다른 세계관의 이야기를 가진 4부 <벨제붑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속편을 연출할 계획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됐다.

결국 <타짜>는 강형철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14년 2부 <신의 손>을 원작으로 한 속편이 개봉했다. <타짜: 신의 손>은 전국 4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괜찮은 흥행성적을 기록했지만 전편이 워낙 명작으로 꼽히다 보니 개봉 당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엄청난 혹평 속에 222만 관객에 그치면서 <타짜: 신의 손>을 재평가하는 관객들이 점점 늘어났다.

<타짜: 신의 손>은 전편의 주인공 고니(조승우 분)의 조카 함대길(최승현 분)을 주인공으로 한 큰 틀은 원작과 같지만 영화화 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각색됐다. 특히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길의 감옥 부분이 통째로 삭제됐고 대신 원작에선 나오지 않는 고광렬(유해진 분)이 대길의 스승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카에게 조언을 해주는 중년의 고니 역시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고니 역의 조승우가 특별출연을 고사했다고 한다).

여전히 많은 대중들에게 본명보다는 빅뱅의 멤버 T.O.P로 더욱 유명한 최승현은 <포화 속으로>와 <동창생>에 이어 <타짜: 신의 손>을 세 번째 영화로 선택했다. 최승현은 앞선 출연작들에 비해 연기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교롭게도 <타짜1>의 주인공은 또래 배우들 중 '연기본좌'로 꼽히는 조승우였다. 최승현은 2016년 중국영화 <아웃 오브 컨트롤> 이후 연기활동이 뜸했다가 최근 <오징어게임> 시즌2에 캐스팅됐다.

1편에서 2편까지 8년의 시간이 걸린 <타짜>는 <타짜: 신의 손>이 개봉한 지 5년이 지난 2019년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타짜: 원 아이드 잭>이 개봉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박정민과 류승범, 이광수, 임지연 등이 출연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타짜> 시리즈의 매력은 온데간데 없이 할리우드의 흔한 범죄영화를 보는 듯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흥행은 물론 비평에서도 3부작 중 가장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신세경 커리어 최고의 영화 흥행작
 
 '아귀' 김윤석은 전편에 이어 영화 후반부에 등장해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 신의 손>은 최승현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신세경에게도 그녀의 출연영화 중 최고흥행작이다. 대길의 첫사랑 허미나를 연기한 신세경은 여느 영화의 히로인 캐릭터들과 달리 대길 못지 않게 거칠고 험한 인생을 살았다. 미나는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일당들에게 복수를 할 때도 전면에 뛰어 드는데 미나가 서 실장(오정세 분)과의 고스톱에서 '탄(속임수 화투)'을 사용해 26억 8800만 원을 따내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통쾌한 신 중 하나다.

지금은 2022년에 있었던 음주운전 사건으로 자숙 중인 배우 곽도원이 연기했던 장동식은 <타짜: 신의 손>의 메인 빌런이었다. 장동식은 광철(김인권 분)과 미나 남매의 인생을 망쳐 놓았고 승승장구하던 대길에게 첫 번째 시련을 안긴 인물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안경으로 사기를 치다 걸렸을 때도 손도끼로 대길을 죽이려 했지만 광철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잔인한 최후를 맞았다. 원작만화에 비하면 가장 비중이 커지고 각색이 많았던 인물이다.

1편에서 고니에게 패한 뒤 오함마에 맞아 손가락 3개를 잃은 아귀(김윤석 분)는 2편에서도 후반부에 등장해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타짜: 신의 손>에서 아귀의 출연을 모르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김윤석의 갑작스런 등장에 적지 않게 놀라기도 했다. 마지막 대결에서 대길이 승리했음에도 고니에게 당했던 원한을 대길에게 풀기 위해 조카 유령(고준 분)에게 대길의 손목을 날리라고 했지만 오히려 광철의 총에 의해 유령의 손목이 날아간다.

<타짜: 신의 손>에는 아직 10대였던 시절의 여진구가 아귀의 제자 역할로 카메오 출연했다. 아귀로부터 "대한민국 노름판을 휘어잡을 놈"이라는 극찬을 받는 것을 보고 일부 관객들은 여진구가 <타짜3>에서 주인공 또는 빌런으로 출연하는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준익 감독이 하우스에서 작은 마담(박효주 분)에게 돈을 빌리는 손님 역으로, 차태현은 장동식이 듣는 라디오 DJ의 목소리로 특별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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