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탄 사실조차 깜빡"…'7박 260만원' 지상최대 크루즈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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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5배…지상 최대의 뱃놀이
아이콘호의 막대한 사이즈에 관해서는 하루 종일도 떠들 수 있을 거 같다. 일단 미국 현지에서 가장 즐겨 쓰는 비유는 ‘움직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다. 빌딩을 누인 것(381m)과 아이콘호의 길이(365m)가 비슷해서다. 20층으로 이뤄진 선실은 2805개의 객실을 갖춰 고층 아파트와 다를 바 없었고, 22개의 엘리베이터가 줄기차게 탑승객을 실어 날랐다. 대극장을 비롯해 스파‧카지노‧아이스링크, 야외 스포츠 코트, 암벽장도 갖췄다. 바다로 뻗은 인피니티풀을 포함해 7개의 수영장을 갖췄고, 갑판을 따라 크루즈를 한 바퀴를 도는 669m 길이의 조깅 트랙도 있다. 식당과 카페‧바는 다 합쳐 40개에 달한다. 링켄 디소우자 식음 총괄 부사장은 “5년간 리서치를 거쳐 20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꾸렸고, 현재 425명의 셰프가 매끼 다채로운 세계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아이콘호는 크게 8개의 테마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이를테면 8층 ‘센트럴파크’는 선내에서 가장 우아한 장소다. 2만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선상 공원으로, 숲 사이사이에 명품 쇼핑관과 고급 레스토랑이 고고한 자태로 들어앉아 있다. 지붕이 없는 16층의 ‘스릴 아일랜드’는 6개의 슬라이드와 서핑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다. 어트랙션 수는 많지 않지만 이름처럼 스릴 하나는 확실하다. 특히 원형 튜브를 타고 급커브를 도는 ‘스톰 서지’는 크루즈 넘어 바다로 떨어질 듯 공포 덕분에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눈 뜨니 바하마의 낭만 섬
바닷물을 가둔 뒤 정화해 사용하는 해수담수화 기술이 크루즈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렇게 정화된 물이 식수로도 쓰이고 워터 슬라이드에서 활용됐다.
4일간의 여정이었지만 종종 배 위에 있다는 사실을 잊곤 했다. 크루즈는 낮 동안 카리브해 어딘가에 닻을 내리고 머물렀다가, 해가 지면 항해를 이어나갔다. 선체가 거대해서인지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항해 3일차. 아침이 밝아오자 어느덧 크루즈는 바하마의 외딴 섬 코코케이(Coco Cay)에 닿아 있었다. 크루즈 탑승객만을 위한 전용 휴양지여서 맘 놓고 여유를 부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몸을 담그고, 비치 클럽에서 칵테일을 음미하며 카리브해의 낭만을 즐겼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크루즈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단다. 기존에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도하는 시장이었지만, 엔데믹 후 고객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아이콘호 비롯해 28개 크루즈 소유)의 마이클 베일리 CEO는 “소셜미디어를 즐기고 파티를 사랑하는 20대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젊은 층이 크루즈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행정보
「 한국에서 마이애미로 가는 직항은 없다. 애틀랜타‧댈러스‧뉴욕 등에서 갈아타면 대략 17~20시간이 걸린다. 크루즈를 놓치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하루 전 도착하거나, 최소 출항 4~5시간 전 도착하는 항공편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 마이애미 여행은 11~4월이 좋다. 여름에는 30도 이상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진다. 이맘때는 한낮 기온도 30도 넘기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비교적 선선한 바람이 분다.
」
마이애미(미국)=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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