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영롱한 자개 일상에 입히다

이병주 2024. 2. 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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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 하면 시골집 안방의 커다란 자개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젊은 사람들은 자개 공예는 낡고 고루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기존의 자개 공예품을 고집해서는 다음 세대 마음을 잡을 수 없을 것 같았죠."

자개를 활용할 수 있는 곳도 더욱 많아졌다.

이어 "그러다 최근에 기도하다 교회 유리창을 스탠드글라스처럼 자개로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성화나 큰 작품을 만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전도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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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가업 이어온 이영옥 자개전통 명장
이영옥 자개전통 명장이 지난 8일 경기도 광주 진주쉘 공방에서 나전칠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명장은 오랜 작품 활동과 전통문화 활성화를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대한민국 전통자개 명장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입선, 대한민국 전통명장전 최우수명장상 및 올해의 최우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나전칠기’ 하면 시골집 안방의 커다란 자개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젊은 사람들은 자개 공예는 낡고 고루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기존의 자개 공예품을 고집해서는 다음 세대 마음을 잡을 수 없을 것 같았죠.”

이영옥 명장이 경대에 자개를 박아넣고 있다. 이 작업은 정교하게 자개의 배치를 다르게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영옥 명장이 식탁에 나전칠기 모란당초무늬를 심어넣는 작업을 하고있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이영옥(65) 자개전통 명장은 “자개는 빛이 나는 조개를 가공하는 공예기법이고, 굴곡이 있는 조개를 부위 별로 잘라서 가공한다”며 “조개가 내는 천연의 신비한 빛은 매력적긴 하지만 다양한 색감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명장은 자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채롭게 표현하기 위해 7년간 연구한 끝에 은은한 빛깔을 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색감을 입힌 컬러착색 자개 공법을 개발했다. 특히 색감이 살아있는 스마트폰과 손거울, 텀블러 등 쉽게 사용하는 물건에 맞춰 자개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컬러 자개’를 활용한 스마트폰 케이스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자개가 박힌 손거울과 텀블러, 스마트폰 케이스. 이 제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양 산업이던 나전칠기공예가 되살아났다.
서울 북촌마을 진주쉘 매장에서 지난 8일 방문객들이 자개로 손거울을 만들고 있다.


컬러 자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얀 바탕에 분홍빛 나비가 날아다니는 자개장은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층 젊어진 느낌으로 고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개를 활용할 수 있는 곳도 더욱 많아졌다. 아트월 같은 벽지는 물론 냉장고,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 어디에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여성들의 손톱을 장식하는 네일아트까지 자개가 쓰이는가 하면 신용카드 업체와 제휴를 맺어 카드에 자개 장식을 넣었고 화장품 케이스, 심지어 건물 바닥도 자개로 꾸몄을 정도다. 또한 삼성, LG, 루이뷔통, 스타벅스 등 세계적 기업과 협업해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나전칠기로 만든 주기도문


시간이 지나 가치를 다시 인정받고 새롭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자개가 가진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나전칠기 역시 그 본질적인 가치가 시대를 관통해 호소하고 있다. 이 명장은 “제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성경, 성화 쪽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면 돈이 되겠다 싶었다”며 “한 목사님이 제품을 팔아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하나님 팔아서 돈 번다는 느낌이 들어서 중단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 최근에 기도하다 교회 유리창을 스탠드글라스처럼 자개로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성화나 큰 작품을 만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전도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글=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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