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2찍이었냐"…이승만 조명한 '건국전쟁' 후기 올리자 악플공세

방제일 2024. 2. 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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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악플 이어지자 결국 댓글창 폐쇄
연예인, 정치 성향 밝혔다 비난 받는 일 잦아

최근 개봉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가수 나얼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관람 후기를 올렸다가 진보 성향 누리꾼들로부터 비난받았다. 12일 나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낡은 성경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적었다.

최근 개봉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가수 나얼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관람 후기를 올렸다가 진보 성향 누리꾼들로부터 비난받았다. [사진=아시아경제DB, 다큐스토리프로덕션]

'건국전쟁'은 이승만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 다큐 영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스무살에 입학한 배재학당에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배재학당 때부터 구축된 그의 기독교 네트워크는 이후 미국과의 외교에 큰 자산이 됐다. 나얼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얼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9시쯤 클리앙에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자 12시간도 되지 않아 1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다. 잘 가라” “교회가 참 문제다” “정이 뚝 떨어진다는 게 이런 거다” 등 비난 댓글을 달았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논란 중인 나얼 인스타', '나얼 2찍 인증', '나얼 정치 성향 당당하게 인증하네?' 등 제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나얼 인스타그램에도 비슷한 댓글들이 이어졌다. 누리꾼은 "이승만에 대해 다시 공부하라", "그렇게 안 봤는데 정이 뚝 떨어진다", "이승만을 옹호하다니, 어이가 없다"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나얼은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막았다.

총선 앞두고 전직 대통령 띄우기로 표심 공략 나선 정치권

연예인들이 정치적 소신을 밝혔다가 비난받는 일은 이전에도 많았다. '(재)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한 배우 이영애 또한 많은 누리꾼으로부터 비난받은 바 있다. 당시 누리꾼은 지난해 9월 이영애의 기부 소식에 "저쪽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역사 인식까지 참 안타깝다", "이제는 금자를 보내줘야겠다",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옛말이 딱 맞다"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가 확산하던 시기 방송인 박명수는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응 방식에 쓴소리했다가 누리꾼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9월 수산물을 먹는 영상을 올렸다가 "시국이 시국인데 개념을 장착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가수 김윤아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공개 비판했다가 누리꾼의 비난이 이어지자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모델 출신 배우 배정남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간 '디케의 눈물'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양 진영의 상징적인 전직 대통령 띄우기로 표심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건국전쟁,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 관람을 독려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각 영화를 공개 관람하기도 했다.

영화 건국전쟁과 길 위의 김대중 포스터 [사진출처= 다큐스토리프로덕션, 명필름]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일부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분(이 전 대통령)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 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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