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유산 전수 기회”… 부모·자녀 번갈아 예배 인도를

박용미,최경식,최하은,서지영 2024. 2.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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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낀 설 연휴 가정예배 이렇게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설 명절 연휴는 짧은데다 주일이 포함되면서 고향교회를 방문하는 귀성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설날 당일인 토요일에는 친지들과 함께 가정 예배를 드리며 신앙 안에서 하나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설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이는 만큼 예배에 자녀를 적극 참여시켜 신앙의 유산이 전수되는 자리를 만드는 기회를 삼으라고 조언한다. 여건이 되면 고향교회를 방문해 ‘신앙의 젖줄’인 지방교회를 응원하는 것도 뜻깊은 설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주수일 한국가정사역협회 이사장은 8일 친지·가족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경우 찬양·기도 등 예배 순서를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번갈아가며 맡는 것을 추천했다. 주 이사장은 “찬양을 할 때 젊은이가 듣는 CCM과 어른이 듣는 일반 찬송가를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면서 “인도자가 가정의 형편과 기도 제목도 나누고 서로를 위해 축복기도 하는 사랑의 교제가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김명실 영남신학대 교수도 “가정예배를 꼭 어른이 인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음세대에게도 예배 인도의 리더십으로 세워질 기회를 주면 좋다”며 “가족 ‘카톡’방에 미리 본문을 공유해 말씀을 묵상한 후 예배를 드리는 것도 제안한다”고 전했다.

‘역할극’ ‘믿음 가계도’로 즐겁게

자녀들이 어릴수록 쉬운 설교를 준비하는 등 다음세대 눈높이에 맞춘 예배를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화랑 고신대 예배학 교수는 “가정예배에도 형식과 격식이 필요하지만 예배는 기쁘고 즐거운 추억이 돼야 한다”며 가정예배를 자녀들이 예배에 친숙해지는 과정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온누리교회 가정사역 본부장을 지낸 윤길중 영등포교회 목사는 성경 읽기를 어려워하는 자녀를 위해 ‘역할극 놀이’를 추천했다. 그는 “성경을 읽을 때 아이에게 예수님 역할을 맡겨 보면 자녀가 예수님의 입장을 이해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루하지 않은 예배를 위해 색다른 이벤트도 시도해볼 만하다. 송길원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나누거나 짤막한 엽서를 써서 교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설 명절에 조부모부터 자녀까지 3대 이상 가족들이 모였다면 신앙의 뿌리를 찾는 ‘믿음의 가계도’를 그려보는 것도 유익하다. 허영하 한국가정사역협회 간사는 “어떻게 우리 가정에 복음이 들어왔는지 알아보는 것은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밖에도 짤막한 간증을 한 구성원에게 상을 수여하거나, 또는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가훈을 정하는 등 이색적인 가정예배가 매일의 가정예배로 이어지는 방안을 마련해보자”고 제안했다.

명절에 탄소 중립 실천 등 기독교인의 의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임준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장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불을 끄고 예배를 드리거나 설 당일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사람에게 성경 외우기 벌칙을 주는 등 ‘제로웨이스트 설날’을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교회에 감사인사를

고향 교회를 방문해 함께 기도하고 헌금도 하면 어려운 지역교회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미래목회포럼(이사장 이상대 목사)은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통해 고향교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이어가자고 독려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면 고향교회와 자매결연을 하거나 교회와 사택 리모델링 봉사, 고향교회 목회자 초청 수련회 및 세미나 등 다양한 지원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방문이 어렵다면 ‘카톡으로 커피 한 잔 보내기’ 같은 선물이나 감사헌금 보내기도 추천했다.

이상대 이사장은 “도시교회와 고향교회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공교회성 회복 차원에서 이뤄지는 캠페인”이라며 “많은 교회의 자발적인 참여와 확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목회포럼은 교회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고향교회 방문수기(간증)도 모집한다.

박용미 최경식 기자 최하은 서지영 인턴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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