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수혜주, 이제 시작이다…연초 뜨거웠던 CXL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2.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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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가에서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엑시콘과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를 향한 관심이 상당하다. 올해 초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리포트도 주기적으로 발표된다.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시장에서 이른바 ‘CXL 관련주’로 묶인다는 것. CXL(Compute Express Link·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이 뭐길래 한파가 불어닥친 증시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걸까.

HBM과 함께 반도체 뉴키워드

메모리 용량 늘리는 연결 기술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계 핵심 키워드는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메모리)과 CXL이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HBM과 달리 CXL은 용어부터 생소하다. HBM과 CXL 모두 인공지능(AI)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HBM은 ‘물리적’ 기술에 가깝다. D램 여러 개를 쌓는 적층 방식으로 메모리 처리 속도를 개선한다. 다만 HBM도 한계는 있다. 바로 용량. 이에 CXL이 각광받는다. CXL은 컴퓨터 내부 시스템 전체를 연결하고 합치는 식이다. 컴퓨터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정보가 저장된 메모리 반도체 등 다양한 컴퓨팅 시스템이 통신하는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다. 잘 활용하면 기업은 서버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지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론상 서버에 필요한 D램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모리 용량을 유연하게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마치 외장형 저장 장치 SSD(Solid State Drive)처럼 생긴 ‘CXL 메모리 익스팬더’를 SSD 꽂는 자리에 장착하면 D램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기존 서버 구조를 통째로 바꾸거나 교체할 필요 없이 단순 인터페이스 개선만으로 시스템 내 D램 용량을 늘리는 셈이다. 이론상 CPU당 16개의 D램이 평균 최대치인데, CXL을 이용하면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최소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엑시콘·네오셈 수혜 근거는

한때 주가 훨훨…최근 큰 폭 조정

반도체 검사 장비를 만드는 두 회사는 일찌감치 CXL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에 CXL 시기가 본격화되면 수요가 급증할 CXL D램 검사 장비 개발에 주력했다.

2002년 4월 설립된 네오셈은 2022년 CXL(1.0) D램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 세계 최초라고 평가한다. 회사 측은 CXL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렸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CXL(2.0) D램 검사 장비도 만들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양산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CXL 시장이 열려야 검사 장비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네오셈은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 침투율이 증가하고 관련 신규 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차세대 반도체(DDR5 D램, CXL D램, GEN5 SSD 등)에 집중돼 있다. 네오셈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지속 성장 기반이 마련되는 상태”라고 밝혔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태다. 1월 한때 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네오셈 주가는 1월 31일 종가 기준 1만51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7850원)과 비교하면 33.8% 오른 수치다. 일 거래량은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평균 기준 400만9321주다.

엑시콘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분기 중 CXL 2.0 검사 장비를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들은 엑시콘의 CXL 검사 장비가 삼성전자 납품을 전제로 개발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엑시콘이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인 데다 2022년 이미 삼성전자와 함께 CXL 1.1 테스터 개발을 진행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상용화 혹은 납품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높은 기대감과 함께 엑시콘 주가도 훨훨 날았지만, 최근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1월 31일 기준 종가는 1만6200원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만8000원)과 비교해도 10%가량 떨어졌다.

다만 CXL 등 신사업 외 기존 사업을 향한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가장 최근 리포트는 지난해 11월 상상인증권에서 나왔다. 이소중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 2분기부터 메모리 검사 장비 투자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비메모리 검사 장비 초도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응용프로세서(AP), 전력반도체(PMIC) 등 다양한 비메모리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CXL 분야 IP 보유 업체도 주목

퀄리타스반도체·오픈엣지테크놀로지

CXL 부상과 함께 반도체 IP 업체들도 관심을 받는다. 반도체 IP는 반도체의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최근 반도체가 워낙 다양해지면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도 칩에 필요한 모든 IP를 개발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IP를 먼저 선행 개발한 업체와 협업하는 형국이다. CXL 분야도 마찬가지다. CXL을 높게 평가해 일찌감치 관련 IP 개발에 뛰어든 곳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퀄리타스반도체는 PCLe 6.0 PHY IP 기술을 개발 중이다. PCLe는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인터페이스다. CXL은 PCLe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지만, PCLe 없이는 활용 불가하다. PCLe는 일종의 ‘매개체’고 CXL은 매개체를 그대로 사용하되 ‘컴퓨터 언어’를 활용, 처리 용량 등을 개선하는 방식이기 때문. 결국 CXL 시대에도 확실한 기술력의 PCLe는 꼭 필요한 셈이다. 퀄리타스반도체가 개발 중인 PCLe 6.0은 기존 PCLe 4.0보다 2배 빠른 속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올해 PCLe 6.0을 개발한 후 이르면 올해 말이나 2025년 초부터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서버 D램 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CXL의 기반이 되는 PCLe 6.0 개발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CXL 컨트롤러 칩 개발에 필요한 IP를 보유 중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이목을 끈다. CXL 컨트롤러는 CPU 등에서 명령을 받아 D램을 제어하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메모리 업체들이 CXL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으로 CXL 컨트롤러 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려면 CXL 컨트롤러 IP가 필요한데,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메모리 컨트롤러 IP가 CXL 컨트롤러 칩 개발의 핵심 IP”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업체들의 CXL 시장 개화 시 본격적인 수혜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주가는 아직 힘을 받지 못한 상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1월 31일 기준 종가는 2만100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2만5650원) 대비 21.6% 하락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6호 (2024.02.07~2024.02.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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