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곳 중 2곳 '부실채권>충당금' 역전

부광우 2024. 2.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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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축은행 3곳 중 2곳 이상은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여신 리스크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 해 전까지만 해도 이같은 역전 현상이 벌어진 저축은행이 3곳 중 1곳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위기 대응 여력이 눈에 띄게 나빠진 모습이다.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여신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준비해 둔 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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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커버리지비율 89% 그쳐
79곳 중 54곳 두 자릿수 기록
고금리 충격파에 건전성 '흔들'
저축은행 대출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 3곳 중 2곳 이상은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여신 리스크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 해 전까지만 해도 이같은 역전 현상이 벌어진 저축은행이 3곳 중 1곳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위기 대응 여력이 눈에 띄게 나빠진 모습이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충격파로 저축은행들의 여신 건전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의 부실 확산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리스크 관리에 보다 고삐를 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0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평균 88.9%로 전년 동기 대비 35.3%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여신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준비해 둔 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조사 대상 저축은행들 중 68.4%에 해당하는 54곳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이처럼 두 자릿수 대에 머물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해당 수치가 100%를 밑도는 저축은행은 전체 중 36.7%인 29곳에 그쳤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SNT저축은행과 조흥저축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각각 33.7%와 36.5%로 30%대에 불과했다. 이어 대아상호저축은행(45.7%)과 라온저축은행(49.2%), 인성저축은행(49.5%)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50% 미만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밖에 ▲우리저축은행(51.9%) ▲동양저축은행(53.0%) ▲OSB저축은행(57.0%) ▲아산저축은행(57.8%) ▲융창저축은행(60.4%) 등이 NPL 커버리지비율 하위 10개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NPL 커버리지비율 하위 10개 저축은행.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저축은행들의 여신 위험 대응력 지표가 나빠진 건 그 만큼 부실채권이 많이 늘어서다. 저축은행업계의 NPL 총액은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6조9216억원으로 1년 만에 66.7%나 증가했다.

이런 배경에는 고금리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쌓여 가는 이자 부담에 대출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부실채권이 누적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저축은행업계가 파이를 키워 온 부동산 PF 대출도 문제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를 둘러싼 PF 대출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한은도 올해 하반기나 돼야 손을 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 수준"이라면서도 "지나치게 수치가 낮은 일부 소형 저축은행들은 별도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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