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전자도 가능"...'밸류업' 한마디에 행동주의 움직였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감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 펀드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대표 상장사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를 거라는 모의결과가 나오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빙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
저PBR주 광풍…장기 수익 가능할까
업종별 수혜도 뚜렷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섹터는 보험(25%) 금융(18.9%) 자동차(18.4%), 은행(18.1%) 등으로, 대표적인 저평가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수치) 1배 미만의 섹터였다. 롯데지주(27.7%) 엘지(26.2%) 등 장부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다고 알려진 주요 그룹 지주사 주가가 급등했고, 사회책임투자(SRI)펀드와 가치주 펀드 설정액도 각각 122억원과 101억원 늘었다.
정부가 증시 저평가 해소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한국거래소가 개발 검토중이라고 밝힌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에도 때 이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7월 저평가 우량주 지수인 ‘JPX 프라임 150’이 개발되자 지난 1월 이를 추종하는 ETF가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런 정책 수혜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 발표에 따라 추가 상승이 가능하지만, 기업의 수익성이나 불합리한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가가 원상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제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서 단기 정책만으로 주가가 계속 오르긴 어렵다”며 “국내 종목 대부분이 저평가돼 있는 만큼, 수익성과 현금 흐름 등 근본적인 지표가 우수한 종목 위주로 집중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조언했다.
“삼전 밸류업 시 13만 전자 가능”
특히 포럼의 이남우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은퇴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한국 증시 총주주수익률(주식평가이익+배당소득)이 미국(12%), 일본(9%)의 절반 수준인 연 5%에 그친다는 것이다. 포럼 측은 한국의 직장인이 2024년 1월 1000만원을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30년 후 4300만원이 되지만, 총주주수익률이 연 10%로 개선되면 원금을 1억7500만원으로 불릴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에 대한 모의 계산 결과도 내놨다. 현대자동차에는 ▶현금 8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삼성동 부지 제3자 매각 ▶현대건설 및 KT 지분 매각 등의 방안을, 삼성전자엔 ▶현금 50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및 일부 소각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방식 상장 등의 밸류업 방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포럼 측은 “(이를 실행할 경우) 현대차는 PBR 0.6배에서 1.0배로,주가 50만원으로 레벨업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역시 PBR은 1.4배에서 2.2배로, 주가는 13만원 이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母 사망전 “집은 딸 가져라”…그 합의 무효시킨 오빠의 ‘법’ | 중앙일보
- 경기장쓰레기 줍는 한국팬 찬사 받자…일본 "저거 일본 문화에요" | 중앙일보
- “저, 어젯밤에 죽을 뻔했시유” 최규하 겁에 질린 The Day (78) | 중앙일보
- 손흥민 펑펑 울었다...기적 역전승 뒤엔 '좀비·1020분·운' 3박자 | 중앙일보
- “최순실 사태 가장 후회스러운 건...” 박근혜 회고록 오늘 출간 | 중앙일보
- 50대 라이더 숨졌는데…강아지 안고 '멍' 때린 만취 벤츠녀 | 중앙일보
- 이 무릎으로 4강 해냈다…포기를 모르는 '캡틴 손' [아시안컵 축구] | 중앙일보
- 중국산인 줄 알았는데…전세계 수천억 매출 올린 이 제품 정체 | 중앙일보
- 그들은 실형 직전 튀었다...'거리의 탈옥수' 첫 6000명 돌파 [거리의 탈옥수] | 중앙일보
- "기간제 뽑으니 퇴직 교장이 왔다"…구인난에 '할생님' 컴백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