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평화로운 공간, TWW 하우스
헬렌 니어링은 저서에서 ‘조화로운 삶’을 피력한 바 있다. 건강한 몸과 균형 잡힌 감정, 풍요로운 마음 그리고 더 나은 생활과 세계를 만들고 싶은 꿈.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시간이 기적을 만든다(Time Works Wonders)’는 뜻을 담은 브랜드, TWW의 이도연 대표도 오래전부터 일상의 균형을 고민해 왔다.
TWW가 추구하는 방향과 그녀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 역시 조화에 맞춰져 있다. 브랜드가 론칭된 지 올해로 12년째. 그녀는 사옥의 존재와 위치를 고민하다가 자연과 가까운 곳에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한강이 보이는 경기도 여주의 한적한 양지를 낙점한 후부터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건물 외관과 설계는 아르키바우 건축사무소의 조주희 건축가가, 인테리어는 차분하고 단정한 공간 설계로 알려진 샐러드보울 스튜디오가 맡았다. “때에 따라 다양한 목적과 쓸모를 가진 건물이기 때문에 공간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과 남다른 감도를 가진 전문가가 이곳을 완성해 주길 바랐어요.”
이곳의 외부 자재는 철분을 함유해 노란색이 감도는 화강석인 사비석이다. 시공이 까다로워 주택에도 사용하기 거리는 재료지만 이도연 대표는 끝까지 사비석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랜 공사 기간을 거쳐 지하 1층과 지상 2층, 총 3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거실과 다이닝 공간, 부엌이 지하에 있다. 1층에는 타일과 나무, 대리석 등 여러 재료가 사용됐지만 비슷한 컬러 톤을 유지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록 지하에 있지만 작은 선큰 가든을 통해 햇살이 잘 유입될 뿐 아니라 정원 계단은 외부 마당과 연결돼 열린 구조로 완성 됐다.
건물 밖에서 보면 집의 내부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개방감이 좋은 구조가 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가전제품을 숨긴 것 역시 공간을 정돈하는 이곳만의 방법이다. 천장에는 루버를 덧대 에어컨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고, 부엌 조리대 뒤의 터치 도어에 냉장고와 와인 셀러가 설치돼 있다. 이곳을 TWW 브랜드 하우스로 사용할 때는 공간 곳곳에서 제품을 촬영하거나 소비자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라이브 방송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단정하게 정리했다.
좌식 테이블이 놓인 2층은 클래식한 한식 스타일로 꾸며졌다. 침실과 작은 부엌, 책상, 욕실이 모두 같은 층에 있기 때문에 게스트들도 편히 이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3층은 침실과 서재, 커다란 욕조가 놓인 스파 공간이 있다.
서재 가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가구들은 ‘하우스 오브 핀율’ 제품이다. 이도연 대표는 숙련된 장인들이 만들어 튼튼하고, 매무새가 클래식한 가구를 선호하는데 하우스 오브 핀율 가구들이 그 조건에 정확히 부합했다고 한다. 서재 벽에는 김희원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오래전,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해 이 집이 완공되면 작품을 걸기로 계획했어요. 이 벽에 작품을 걸던 날, 비로소 공간이 완성된 느낌이 들었어요.” 이도연 대표의 업무가 분주하게 이어지는 주말에는 가족들이 정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현재 거주하는 집은 주상복합이기 때문에 온 가족이 너른 정원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히스토리를 만들게 마련이다. TWW라는 브랜드와 이도연 대표가 이 집에서 만들어갈 소중한 순간들도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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