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등 22개 과학기술 출연연 공공기관 지정 해제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출연연) 22곳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다. 연구기관 특성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과학기술계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다. 고액 연봉을 받는 연구자가 출연연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1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3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건 총 327개로, 지난해(347개)와 비교해 20개가 감소했다. 23곳의 공공기관이 빠지고, 3개가 새로 지정됐다.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된 23곳 중에선 22개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그 소관 출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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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채용·인건비 자율성 강화

이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은 공공기관이란 꼬리표를 떼게 됐다. 출연연은 특수법인으로 설립됐지만, 2008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인건비·정원·채용방식 등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2018년 이후 5년간 1066명의 연구자가 출연연을 떠나는 등 인건비 통제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출연연은 인재 채용 방식과 총인건비 활용에서 재량권이 넓어진다. 지금까진 공모 채용 절차를 꼭 거쳐야만 해 필요한 인재에 대한 특별 채용 등이 제한됐는데 앞으론 해외 연구자를 자유롭게 선발할 수 있다. 인건비 인상률을 성과에 따라 차등 적용하거나 정원을 폭넓게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학기술 선점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혁신·도전적 연구가 가능하도록 관리 체계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며 “폭넓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석학 등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해 인력과 예산을 핵심 기능 위주로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수자원환경산업진흥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한국치산기술협회·한국통계정보원 등 3곳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됐다. 공운위는 향후 국립대학병원 14곳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